[프라임경제] 한국전력공사(015760·한전) 직원 수십명이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에 각종 편의를 봐준 대가로 발전소를 상납 받아 가족 명의로 운영하다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다.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 직원 74명이 업체 편의를 대가로 상납 받은 태양광발전소를 아내 등 가족명의로 운영해 수익을 챙겨왔다.
감사원은 한전 광주전남 및 전북지역본부를 대상으로 발전사업 승인 관련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전소 시공업체에 각종 미공개 정보를 흘리거나 인허가 편의를 봐준 74명에 대해 조사를 개시했음을 지난 6월 한전 본사에 통보했다.
74명 가운데 71명은 각각 광주전남(49명), 전북지역본부(22명) 소속이며 3명은 다른 지역본부 소속이다. 직급별로는 △3직급이 24명으로 가장 많고 △4직급(을) 20명 △2직급 12명 △4직급(갑) 10명 등이며 상대적으로 고위직인 1(갑)과 1(을)급도 각각 2명, 6명이 조사선상에 올랐다.
태양광발전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한전의 전력계통에 접속해야 하고 이는 변전소나 변압기 수용 용량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사업의 성패는 핵심은 어느 지역, 어떤 장소가 여유 있는 곳인지 파악하는데 달렸다.
유 의원은 "발전소를 짓고자 하는 곳의 전력계통의 누적연계용량 등 관련 정보를 미리 하는 업체들은 비용은 물론 시공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로비가 작용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한전 전력공급팀뿐 아니라 전력거래 신청접수를 처리하는 고객지원팀이 비리의 주범으로 꼽혔다. 이들은 후순위 접수건을 먼저 처리해 주는 식으로 최대 수개월 이상 지연될 수 있는 접수처리 기간을 최대한 줄여주는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개 지역본부의 해당 부서에서 감사 대상이 된 직원 비율은 전체의 7.7%(49명), 4.9%(22명)에 달했다.
업체는 공무원들에게 2억5000만원 상당의 100kW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무상으로 상납하거나 수천만원 이상 싸게 분양했고, 직원들은 아내 혹은 가족 명의로 발전소를 운영했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한전에 되팔아 이익을 내는데 월평균 250만원 안팎의 수익이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8년 정도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면 초기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며 "이를 처음부터 공짜로 발전소를 넘겨받거나 수천만원 이상 싸게 인수했다면 그만큼 이득을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호남뿐 아니라 전국으로 조사를 확대할 경우 비슷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의심된다. 지난 9월 경찰은 한전 광주전남본부 직원 3명을 관련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올해 4월28일 법원은 광산, 해남지사 직원들에 징역 5년 등 실형과 벌금 및 추징금을 선고했다.
유 의원은 "감사원이 광주전남, 전북지역본부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 중이지만 조사 범위를 한전 모든 지역본부로 넓히면 비리 대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가족 명의로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직원 현황 자료를 요구했지만 지난 20일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전이 개인정보보호법을 들어 자료제출을 거부하면서 이달 중 계통접속 신청시 자율신고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너무 한가한 이야기"라며 "인허가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민간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이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전은 뒤늦게 태양광발전사업 인허가 관련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업체 부담이던 공용설비 보강비용을 한전이 일부 부담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23일 산자위 국감에서는 민간 사업자에게 공기업 재원을 투입해 지원하는 것이 올바른 지를 두고 설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