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드롭박스 등 모든 기업의 생명줄을 쥔 데이터센터에 원숭이가 난입해 법석을 떠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케이블을 뽑고 서버를 부수는 등 완전히 난장판을 만드는 상황이다.
엔지니어는 이런 '카오스 멍키'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프로세스와 서버를 다운시키고 온라인 서버의 견고성을 테스트한다. 견고성은 각종 문제를 견뎌내고 실제로 문제가 발생하기 전 오류를 수정하는 능력이다.
상징적인 차원에서 볼 때 IT업계의 창업자는 사회의 카오스 멍키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에어비앤비가 기존의 호텔을, 넷플릭스가 기존의 텔레비전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메기, 카오스 멍키인 셈이다.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골드먼삭스 퀀트전략가, 웹 프로그래머, 스타트업 CEO, 페이스북 제품관리자에 이어 트위터 고문인 저자는 실리콘밸리 밑바닥 창업에서부터 일류 기업에 이르기까지의 생생한 경험담과 위트 넘치는 독설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대한 실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첨단기술의 성지인 실리콘밸리의 실체와 환상이 얼마나 다른지, 실제로 스타트업을 경험한 사람으로 어떤 난관들을 극복해야 하는지,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 '쿨'해 보이는 대기업들이 실제 어떻게 굴러가는지 몸소 구르고 부딪혀 얻어낸 경험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저자는 실리콘밸리를 두고 '우리도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절박함 속에서 작동하는 곳이라 말한다. 내가 살기 위해 경쟁자가 될 만한 기업을 먼저 게걸스레 먹어 삼켜야 하고, 이 비정함은 신사업이나 전략적 인수합병 등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한껏 미화된 환상의 실리콘밸리가 아닌, 현실 그대로의 실리콘밸리를 내부자의 시선에서 여과 없이 보여주는 책으로 IT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치밀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작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출판사 비즈페이퍼. 가격은 2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