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째 요지부동인 기준금리에 인상 시그널을 내비친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조정하고, 물가상승률은 2.0%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금통위에선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수의견'도 나왔다. 이 총재는 "이번 1.25% 기준금리 동결에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전격 인상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 경제성장률 상향조정했다. 금리 인상 여건에 부합되는 경제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나.
▲올해 성장률을 3.0%로 높였고 물가도 우리 목표 수준에 부합하는 2%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제가 수개월 전에 얘기했듯이 금리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저희가 본 이같은 성장과 물가 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과 시기가 궁금하다.
▲미 연준의 경우에도 장기 금리 수준의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와 다른 점은 FOMC 위원들이 각자 자기의 정책 금리를 전망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FOMC 위원들이 보는 정책금리 전망치는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수시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보면 미 연준도 통화정책을 그때그때 금융,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서 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통화정책을 장기적 정책금리 목표를 정해놓고 운영한다기보다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서 결정하고 있다
- 지난해 기재부는 "최근 내수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정부와 한은의 내수 평가 차이에 대한 생각은.
▲기재부가 지난주 그린북에서 내수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평가한것은 주로 8월 산업활동동향에 근거해서 판단한 것이다. 실제 8월을 보면 기상여건이나 설비투자가 조정기를 거쳤다. 그런 상황에서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은 조사국에서 모니터링한 결과 설비투자가 7, 8월 주춤했지만 9월 들어 IT 투자 확대에 힙입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추석연휴가 있었으나 소비도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 종합해 보면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 한은의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 강세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급격히 유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도 현재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12월 중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런 것도 같이 감안해서 내외 금리차를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내외금리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국제 시장에서의 자금상황이나 각국의 경기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결정된다는 점 참조로 말씀드린다.
- 미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9월 하순 이후에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시장금리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외에도 경기나 물가 전망, 내외금리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분석해보면 북한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해 있고 9월 하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 선물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함에 따라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 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된 점도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경제적 영향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고 보나.
▲사실상 사드배치와 관련된 한중관계의 향방을 저희가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금년 중에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예상보다는 상당히 컸다고 저는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내년부터는 기저효과 등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 국고채와 통안채 등 단기물 금리가 많이 올랐다. 한은이 한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 제시되고 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와 부합되는 것인가.
▲시장금리는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여러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물론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엔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시장금리가 한은 통화정책 기조와 부합되는지 여부를 이 자리에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 올해와 내년 기재부에서 말하는 3% 성장 경로가 올해와 내년에도 유지될 수 있다고 보는지.
▲올해 성장률을 3%, 내년 2.9%로 예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국내 경제는 금년과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여기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다 있다. 기재부가 밝힌 3% 성장 경로 전망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 경로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 점에는 기재부와 한은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 최근 외국인 증권자금이 두 달 연속 순유출됐다. 앞으로 지속 여부는 어떻게 보나.
▲8월 이후에 북한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외국인 증권자금이 상당규모 유출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10월 들어서는 큰 폭으로 유입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 리스크가 자금 유출의 영향을 끼쳤듯이 이에 대한 경계감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의 전개상황에 유의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
- 민간부분 고용은 여전히 부진하다. 한은은 고용시장이 어떻게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지.
▲현재 노동시장은 수출 호조에 힘 입어 제조업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반면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부진하고 건설업 취업자도 기상여건의 영향을 받아 변동폭이 큰 양상이다. 결국 제조업 부분의 고용증대가 서비스업과 건설 부분 부진을 상쇄할 정도의 고용창출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고용의 질적 개선에 조금 더 역점을 둬야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수출 호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정부가 내년부터는 일자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것. 향후 고용사정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 은행 가계대출 보면은 9월 들어서 주담대 증가가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건설경기 부진 우려에 대한 의견은.
▲건설경기가 지난 2~3년간 상당히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래서 내년에는 어느정도 조정기를 예상한다. 그러나 기저효과에 따라서 건설경기가 낮아진 것으로 볼수 있지만 저희들은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 한중통화스와프 10일에 합의가 됐고 기술적인 검토가 있었다고 했는데 어떤 기술적인 검토가 있었나.
▲그야말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다. 큰 원칙은 이미 합의됐고 발표할 때까지 소위 미세한 부분에 대한 협의였다.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전체 통화스와프 재연장 틀에서 보면 이 문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 2-3일 기간은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 한번 금리 인상을 하면 미국도 과거 한은도 기조적으로 몇 차례씩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긴축 시작 전 중립금리까지의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나.
▲여러 경기, 물가 흐름이 완화정도를 줄여 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 물가 흐름이 지속적이냐, 기조적이냐에 대한 판단이다. 이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