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로 결정됐는데요.
탈러 교수의 학문적 배경은 행동경제학입니다. 그는 전통 경제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탐구하며 행동경제학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전달해왔죠.
특히 탈러 교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적 렌즈를 통해 연금의 투자방법, 자산배분 등에 대해서 상당히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여러 대안을 제시했는데요. 연금을 통해 노후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탈러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이지 않고, 때론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합리적인 행동은 연금의 자산배분에 있어서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탈러 교수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죠.
그렇다면 자산배분 시 위험자산의 투자비율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탈러 교수의 노후준비 '꿀팁'에 대해 미래에셋은퇴연구소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탈러 교수가 미국 UCLA대학 교직원들의 퇴직연금 자산배분에 대해 연구한 결과 사람들은 연금펀드의 자산배분을 할 때 상당히 순진하고 비합리적인 분산 전략을 사용합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연금 자산배분에 있어 투자위험, 기대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이와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인데요.
연구 과정에서 탈러 교수는 비슷한 위험선호도를 가진 두 그룹의 UCLA 직원들에게 5개의 펀드 중에서 본인의 퇴직연금을 납입할 펀드를 고르게 했습니다. A그룹에는 4개의 주식형 펀드와 1개의 채권형 펀드, B그룹에게는 4개의 채권형 펀드와 1개의 주식형 펀드를 제시했죠.
그 결과 주식형 펀드 투자 비율이 B그룹은 43%인데 비해 A그룹은 과반이 넘는 68%에 달했습니다. 두 그룹 간 평균적인 위험선호도는 비슷했는데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은 상당히 다르게 나온 것인데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탈러 교수는 제시된 펀드의 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람들은 명백히 비합리적이지만 보다 많이 제시된 펀드를 선택한다는 것이죠.
아울러 그는 같은 돈이지만 의미를 따로 부여하는 '심리적 회계' 역시 잘못된 자산배분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퇴직연금 펀트에 투자하는 경우 기존에 쌓여있는 '적립급'과 새로 들어오는 '납입금'이라는 두 종류의 자산 배분이 가능한데, 이는 동일한 연금계좌에 들어오는 같은 연금이지만 사람들은 심리적 회계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해서 생각합니다.
탈러 교수가 1987년부터 1996년까지 TIAA-CREF(미국 교사들을 위한 보험·연금관리 기관) 참가자들의 연금 자산배분을 조사한 것을 보면 적립금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한 사람은 27%에 그친 반면 납입금의 자산배분 비율을 조정한 사람은 53%에 이르렀습니다.
심지어 적립금은 납입금에 비해 금액이 더 크고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자산배분을 바꿨다가 기존 선택에 비해 안 좋을 가능성을 두려워해 비율 조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똑같은 연금인 납입금은 비교잣대가 없어 후회할 가능성이 적으니 자주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고요.
이와 관련해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연금의 비합리적 자산배분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자신의 선택이 개입되지 않는 상품을 골라서 자동이체한 후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또 최근 금융권에서는 연금 투자자들을 위해 TDF(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 은퇴 시점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조정해주는 펀드) 등의 다양한 자산배분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TDF의 경우 은퇴 시점이 멀수록 주식 비중을 높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미국에서는 20년 전에 이미 도입돼 현재는 대표적인 은퇴 준비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죠.
윤 연구의원은 "이러한 상품은 전문가에 의해 자산배분이 주기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선택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고 제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