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6일 경찰이 자택공사 비리 혐의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려했다.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한진그룹은 일단 '오너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게 됐다.
17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해 혐의입증을 위한 보완수사를 하도록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조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회장은 현재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진행된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공사와 영종도의 한 호텔 신축공사가 동시에 진행된 점을 이용해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상당액을 호텔 공사비용으로 전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이 그룹 총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오너십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나왔던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결정이 예상했던 결과라는 분위기다.
특별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조 회장을 공개 소환하고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하며 증거를 수집했는데도 불구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무리하게 몰아간 경찰의 행보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한 것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는 관련 혐의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보완수사를 지시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법조계에서도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가 다소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경찰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 회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경제계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던 재계 관계자들도 한 시름 놓게 됐다.
중국에 사드 배치, 북한의 핵 위협 등 다양한 대외변수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표적수사가 자칫 기업의 경영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10대 그룹들은 국내보다 전 세계시장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데 조 회장이 경영외적인 문제로 공개 소환되는 모습은 글로벌시장에서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까지 추락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조 회장은 한미재계회의 한국대표단 위원장을 맡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북한 핵문제에 대한 활발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고 있던 상황.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기업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는다면 국가경제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총수의 구속은 단순히 기업의 경영악화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한국경제의 전망에도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조건적인 구속영장 발부는 기업의 효율적 경영활동을 마비시킬 수 있기에 신속한 수사를 통해 경영상 불안정성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