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대상 첫 국정감사(국감) 이슈는 통신비 인하를 위시한 '단말기완전자급제'였다. 국회와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 논의 한복판에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이 자리한 모습이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서는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기정통부 대상 국감에 이동통신 3사 CEO 중 '나홀로' 증인으로 출석한 박 사장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감 당일 국회의원들로부터 '윽박'이 아닌 '칭찬 세례'를 받은 박 사장을 놓고 '남는 장사였다' '승부수를 뒀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는 상황.
이 같은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국감 현장 곳곳에서 확인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모습으로 SK텔레콤은 일단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여기에 시장까지 SK텔레콤이 원하던 '판'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과기정통부 첫날 국감은 통신비 인하 대책, 그중에서도 단말기완전자급제가 주요 안건으로 떠올랐다.
단말기완전자급제는 이동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완전히 분리한다는 제도로, 이동통신 유통업계 전체 구조에 변혁을 이끌게 된다.
시각차가 있지만 이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에는 제조사 간, 이통사 간 경쟁이 가능해 단말기 가격 인하와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점이 있다.
특히 올해 6월경 박 사장이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이 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공연히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업계 및 정치권 관심이 잇따랐다. KT와 LG유플러스가 단말기완전자급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SK텔레콤에 단말기완전자급제가 유리할 수 있는 이유로는 마케팅비용 절감이 꼽힌다. 또 경쟁사와 달리 단말기 유통을 계열사 SK네트웍스에 맡기고 있어, SK텔레콤 전체 매출에도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박 사장은 국감에서 향후 영향력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단말기완전자급제의 좋은 면을 강조했다. 단말기, 서비스, 콘텐츠를 분리해 경쟁하는 효과가 따른다는 제언을 한 것이다.
정작 국감 대상인 과기정통부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관했음에도 신경민, 박홍근, 김성수 의원 등 여당 과방위원들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까지 다수가 통신비 관련 문제 해결의 답으로 단말기완전자급제를 꼽았다.
특히 단말기완전자급제는 단통법 폐지를 전제해 새 정부가 추진 중인 통신비 인하 정책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이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까지 잠재울 수 있다.
보편요금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시장경제논리에 반한다'며 강력히 반대해온 통신비 인하 정책 중 하나다.
보편 대다수가 이용 가능하도록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데이터량과 통화량을 기본 제공한다는 게 골자인 이 요금제는, 해당 요금제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이통사 전체 요금제체계에 영향을 줘 가격 전반을 낮출 수 있다는 예측들이 나오며 경계 대상이 됐다.
이통사와 정부의 입장 차이가 큰데다 국회 입법이 이뤄져야하는 사안인 만큼 이날 논의가 중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관련 언급은 거의 없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보편요금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런 문제 근본 해결책은 완전자급제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 근본적으로 판을 바꿔보는 것 어떤가"라고 물어보는 데 그쳤다.
대신 국감 후 박정호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보편요금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사장은 "요금은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 제품"이라며 "시장원리에 의해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에 요금은 시장원리에 맡기는 게 좋지 않은가 싶다"고 간단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