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재인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국감)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이어질 올해 국감은 정권교체로 여야가 공수교대를 이룬 가운데 범여권 및 진보야당이 주도하는 '적폐청산' 과제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해마다 국감 '단골손님'으로 곤욕을 치러온 재계 역시 국회에 쏠린 관심이 높아진 탓에 부담감이 배가됐다. 기업들이 일찌감치 대관팀을 동원해 자사의 일반증인 채택 차단에 나서면서, 일부 야당 의원실 관계자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조사를 들먹여 기업에 후원금을 요구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도 △정무위원회(정무위)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기정통위)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등 경제, 산업과 직결된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재계 중량급 인사들이 줄줄이 일반증인 명단에 올랐다.
◆'역대급 증인' 정무위, 삼성·효성 조준
먼저 역대급 증인출석이 기대되는 정무위는 공정위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감사를 주관하는 가운데 대기업 '갑질'과 불공정행위 이슈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단말기 가격담합 의혹과 관련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을 필두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장동현 SK 대표이사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등이 출석요구를 받았다.
이외 △강신용 태광 티브로드 사장 △이해욱 태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이 스티븐 크리스토퍼 한국피자헛 대표 △장해랑 EBS 사장 △카허카젬 한국GM대표도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바른정당은 효성그룹의 회계부정과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 특혜 의혹 등에 대해 공세를 예고하며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블렀고 김규영 효성 대표, 임석주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계 인사들도 대거 등장한다. 금융위원회 감사와 관련해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은 유배당보험 계약자 홀대 논란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고 △함영주 LEB하나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심성훈 케이뱅크 사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박신철 자베스파트너스 대표 등이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반면 막판에 증인채택이 불발돼 안도한 이들도 있다.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해 물망에 올랐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 KTB투자증권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김승유 한국투자금융지주 고문 등은 지난달 29일 최종명단에서 빠졌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베트남 부동산 투자 관련 펀드 불완전판매 및 일감 몰아주기, 지주사 전환 회피 의혹 등을 직접 해명할 것이 예상됐지만 최현만 수석부회장의 출석으로 갈음됐다.
◆산자위, 에너지·유통갑질 주목
산자위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함께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시작된 에너지 관련 이슈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국내 산업계 피해 현황과 정부의 대응책을 점검하는 한편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불공정관행과 공공기관 관급공사 하도급 관련 비위 등이 도마에 오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입장이 곤란해진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들이다. 민간발전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와 더불어 유정준 SK E&S 대표, 나지용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이다.
정유업계는 정유 정제 마진율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으로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오스만알감디 S-Oil 대표가 나선다.
발전소 건설 수주를 받은 대형건설사들 역시 증인명단에 들어갔다. 삼척 LNG생산기지와 당진화력발전소 관급공사를 따낸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은 각각 정수현 대표, 강영국 대표, 송문선 대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고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군산 바이오발전소 입찰특혜 정황에 대해 해명에 나선다.
이밖에 이갑수 이마트 대표, 이병선 카카오CR팀 부사장은 양사가 제휴한 '온라인 장보기' 시스템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며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 등도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은 정무위에 이어 산자위 증인으로도 이름을 걸었다.
◆환노위, 관심 큰 주요 증인 대거 불발
환노위는 최근 고용노동부의 대기업 불법파견 적발과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이 맞물리며 마지막까지 증인채택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신청한 주요 관계자들이 상당 부분 간사단 협의에서 누락돼 잡음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정규화 지시에 따라 화제가 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해 부당고용행위 의혹에 휘말린 기업 경영자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시간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직원이 숨진 넷마블게임즈는 방준혁 의장 대신 서장원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서고 잇단 집배원 사망 소식으로 문제가 제기된 우정본부는 이병철 경영기획실장이 증인석에 선다.
노조탄압과 부당해고 논란으로 입길에 오른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 △유승훈 SH글로벌 대표 △김완기 농협 상호금융소비자보호부장 등은 국감장에서 고개를 숙일 가능성이 높다.
아들의 국책은행 부정채용 정황이 드러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감사원에 채용비리 등 부당고용행위가 적발된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 △안대진 한국지식정보원장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등 공공기관 수장들도 같은 처지다.
국감 진행 과정에서 추가로 증인채택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곳도 환노위다. 대규모 채용비리가 드러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비롯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해기업이자 공정위의 부실대응 가능성이 제기됐던 김철 SK케미칼 사장, 불법파견으로 검찰에 고발된 홍석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사장, 허영인 SPC 회장 등은 간사단 협의에서 증인채택이 불발됐다.
그러나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추가 협의를 통해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
아울러 과기정통위는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과 관련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와 함께 구글, 페이스북 등 외국계 포털사업자의 국내 역차별 및 조세회피 의혹과 이명박 정권 당시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한편 보건복지위는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성 파문 △이대목동병원 벌레수액(링거) 사건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 등 식품 및 생활안전 이슈를 주요하게 다룰 예정이다.
국토위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함께 4대강 사업 당시 대규모 담합으로 공분을 샀던 대형 건설사들의 사회공헌기금 약속 미이행을 두고 격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