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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서 큰 울림 내는 '소액주주의 목소리'

셀트리온·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 권리행사 늘어

이지숙 기자 기자  2017.09.27 18: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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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일부 업체들의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세 차익이나 배당금 등에 집중했던 이전과 달리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며 기업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과거에도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안에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낸 경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결집하며 덩치를 키우고 소액주주연대 모임을 만들어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상이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추진하자 소액주주 권한 강황에도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처럼 기관투자자가 고객 돈을 제대로 운용하는데 필요한 행동지침이다.

◆코스피 이전부터 분할·합병에도 소액주주 입김

셀트리온(068270)은 소액주주들의 코스피 이전 상장 요구에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연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공매도에 대응하겠다는 목적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관련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성공했다.

임시 주총을 통해 관련 안건이 가결되면 셀트리온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낸 뒤 이전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도 최근 개인 소액주주 28명과 함께 아트라스BX(023890)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상장 폐지 위기설이 불거진 가운데 사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부터 소액주주의 보유 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20%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예정인데 소액주주 범주에서 자사주를 제외한다. 아트라스BX는 이 규정이 적용되면 소액주주 비율이 종전 68.87%에서 10.44%로 줄어든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주식분산 요건이 미충족 상태가 예상되고 이 상태로 지속되면 2019년 관리종목 지정, 2020년 상장폐지될 수 있다"며 "회사가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헐값으로 소액주주를 쫓아내기 위해서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의 소액주주들은 당국 상장폐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상장폐지 진행중지 등을 요청했지만 중국원양자원은 27일 상장폐지된 상태다.

이 밖에 롯데 소액주주연대도 최근 롯데그룹 계열 4개사의 분할·합병을 적극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영권 방어에도 소액주주 역할↑

과거에도 소액주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기업경영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2009년 NHS금융(현 그린기술투자)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주총에서 통과시키려고 했던 '자본 감소의 건'을 무산시켰다.

당시 NHS금융은 15대1의 감자안을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3대1 감자안 변경 통과를 노렸으나 결국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해 '소액주주의 승리'를 거두며 큰 주목을 받았다. NHS금융은 2009년 그린기술투자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11년 상장폐지됐다.  

2004년 SK와 소버린자산운용은 소액주주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2003년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은 SK 지분 14.99%를 사들여 1대 주주가 된 뒤 경영진 교체를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주총을 앞둔 와중에 표 대결을 위해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홍보전을 펼친 바있다.

2005년까지 이어진 싸움은 3월 SK가 지분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끝이 났고 소버린은 그해 7월 8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후 철수했다.

◆소액주주 의사표현 확대 지속될 것

최근에는 각 기업 소액주주들이 모여 소액주주모임을 공식적인 단체로 발전시키는 모습이다.

이달 13일 발대식을 열고 공식적인 활동에 나선 전국상장법인 소액주주연합행동연대(이하 전소연)에는 △태양금속 △금호타이어 △대구백화점 △대한제강 △제일약품 등 10여개 기업의 소액주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소연은 당분간은 각자 기업 간 이슈를 공유하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보낼 계획으로, 시장에서는 향후 이 같은 소액주주의 의사표현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액주주들의 의사표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고령화가 되면서 단타 보다는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이에 기업 의사결정에도 적극 의견을 표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짚었다.

기업의 장기경쟁력에 피해를 줄 수도 있냐는 물음에는 "결국 모든 의견은 주총에서 결정되는 만큼 다수에게 동의를 받지 못하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개인의 이익에 치중된 주장은 그 과정에서 걸러질 것이고 기관투자자 등 다수가 동의하는 합리적인 주장이라면 기업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