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래도 되나 싶었다. 너무 과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콘셉트 모델에서나 볼 법할 정도로 과감한 디자인을 갖춘 플래그십 쿠페 '렉서스 LC500'이 그랬다. 그럼에도 자꾸만 시선이 LC500을 향했고, LC500도 그에 부응하듯 자신이 렉서스임을 강하게 어필했다.
LC500은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했던 콘셉트카 'LF-LC(Lexus Future-Luxury Coupe)'의 디자인을 구현한 모델이다.
당시만 해도 LF-LC는 향후 렉서스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실험에 불과했던 모델이지만 예상외로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양산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동시에 LF-LC 비례감과 디자인이 과연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 후 렉서스는 그동안의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당당하게 LF-LC 콘셉트 모델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불가능을 가능케 한 LC500의 주행실력은 어떨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찾았다. 그곳에서 LC500과 LC500h를 시승했다.
◆역동적 비율 속 신선함·쿠페 생동감 가득
직접 마주한 LC500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신선함'이다. 렉서스 브랜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대형 스핀들 메시 그릴 양옆으로 화살촉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과 세로로 긴 형태의 LED 안개등 등은 복잡하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옆에서 바라본 모습은 뒤쪽으로 갈수록 차체를 높여 역동성을 강조한 것은 물론, 보닛 부분이 길고 트렁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롱노즈 숏데크(Long nose-Short deck)'의 전형적인 쿠페 디자인이다. 루프부터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우아한 라인은 LC500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렉서스가 최고의 럭셔리 쿠페를 만들기 위해 개발한 후륜구동 전용 신규 플랫폼 GA-L을 기반으로 한 LC500은 거대하지만 완벽한 차체비율을, 도어보다 크게 부풀어진 전후 펜더와 전륜보다 와이드한 후륜 전폭으로 안정감 있는 비율을 구현한다. 또 측면을 관통하는 캐릭터 라인은 후륜 타이어로 이어져 달려야 하는 쿠페의 생동감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과감하게 돌출시킨 전후 펜더 안에는 고성능을 대변하는 21인치 휠이 휠하우스를 가득 채웠다. 이외에도 렉서스 최초로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이 적용됐으며, 평상시에는 깔끔한 구분선만 보이지만 팝업되면 세련되고 깔끔한 도어핸들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뿐만 아니라 차체 측면의 흐름을 그대로 따른 후 후면에서는 와이드함과 저중심을 강조하는 3방향 램프디자인으로 역동성과 격조 있는 분위기를 표현했다.
렉서스 최초의 인피니티 미러(Infinity mirror) 원리가 적용된 테일 램프는 비점등 시 램프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지만 점등 시에는 L자형 램프형상을 인피니티 미러 원리를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한다.
아울러 리어 리플렉터와 후방 안개등 및 후진등 또한 범퍼 하단부에 얇게 적용돼 깔끔한 후면 디자인에 일조한다. 또 트렁크 리드에는 차체 후미의 다운 포스를 높여 코너링 시 차량 주행안정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액티브 리어 윙도 적용됐다.
이 같은 외관의 과감함과 신선함은 인테리어에서도 계속된다. 운전석 양쪽 측면을 운전자를 감싸 주는 콕핏 디자인으로 설계했고, 주행과 직결되는 버튼은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운전자 주위에 배치했다. 기타 정보 관련 버튼은 우선순위에 따라 운전자로부터 수평으로 배치해 주행 중 시선분산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엔진 후드에서 윈드 실드 글래스를 거쳐 도어트림까지 연속되는 라인으로 외관과 내장의 일체감 있는 분위기를 살렸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도어로 연속된 몰딩은 그 두께에 강약을 부여해 역동감 있는 실내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 더해 렉서스 최초로 스포티함과 럭셔리함을 모두 갖춘 직경 365㎜의 스티어링 휠이 탑재됐다. 이 경우 주행성능 개발을 담당한 TAKUMI(장인)가 직접 감압 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끼고 스티어링 조타 시의 압력 분포를 해석했다.
이 결과 손바닥 중앙에 꼭 맞는 느낌을 확보하기 위해 스티어링 표면에 완만한 곡선를 만들었고, 스포크 뒤편을 얇게 디자인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감싸 쥐었을 때 꼭 맞는 최적의 그립감을 실현했다.
더불어 LFA의 이동식 미터 링을 계승하는 8인치 TFT 미터 링이 적용돼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크게 표시해준다.
◆브랜드 최초 개발 'Direct Shift-10AT' 변속감 신속
먼저 탑승한 모델은 LC500. V8 5.0ℓ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된 LC500은 7100rpm에서 최고출력 477마력, 4800rpm에서 최대토크 55.1㎏·m의 힘을 내뿜는다. 제로백은 불과 4.4초. 렉서스 최초로 개발된 10단 자동변속기(Direct Shift-10AT)가 탑재돼 신속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변속감을 선보인다.
일단, 묵직하고 박력 있는 엔진음만 들었는데도 '무조건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가속페달에 힘이 가해질 때마다 변속은 순식간에 이뤄졌고 마치 리듬을 타는 것 같았다. 정속주행을 떠나 가속을 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출력은 가히 상당하다. rpm이 상승할수록 느껴지는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특유의 생동감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못 떼게 했다.
여기에 정신없이 가속을 즐기다 코너링에서 제동을 걸면 시프트다운 시 터지는 배기음이 주행의 흥을 더한다.
이어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 LC500h은 V6 3.5ℓ 엔진과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유단 기어를 조합한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총 출력은 359마력에 달했으며, 최대토크는 5100rpm에서 35.7㎏·m, 제로백은 5초다.
수치적으로 LC500에 비해 출력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물론, 비교를 직접적으로 하면 LC500h가 LC500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LC500h만 두고 봤을 때는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시작부터 고속으로 신나게 달릴 때까지 꾸준히 출력이 더해졌다. 확실히 이전에 없던 유일무이한 스포티한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다만 사운드에 있어서만큼은 LC500 보다 여리다.
두 모델 모두 빠른 속도임에도 매끄러우면서도 정확하게 회전구간을 빠져나갔다. 이는 렉서스의 첨단 조향 장치인 렉서스 다이나믹 핸들링(LDH) 시스템이 한몫 거든다. 이 시스템은 주행상황에 따라 네 바퀴 모두에 알맞은 조향각을 배분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핸들을 돌려 차량을 움직인다기보다 핸들 움직임에 차량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