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인 기자 기자 2017.09.27 15:14:43
[프라임경제] 뙤약볕처럼 내리쬐는 가을볕이 드리운 지난 22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용서리…' 주소 하나에 의지한 채 KGC인삼공사와 계약재배 중인 인삼밭을 향해 내달렸다.
인삼밭은 초행자에게 쉽사리 곁을 내주지 않았다. 일반인들은 모르는 샛길로 빠져야 미지의 그곳에 도착할 수 있다. 험난한 여정 끝에 반겨준 것은 6612㎡(2000평) 이상의 너른 토지와 삼 내음이었다.

매해 9~11월은 인삼을 수확하느라 가장 바쁜 시기다. 6년이 되지 않은 삼들은 때를 기다리며 검은색의 가림막 아래 자리한 가운데 일부 드러난 토지에는 트랙터가 지나간 자국이 선명했다.
작업자들은 앞서 진행된 1차 초벌작업에 이어 남은 삼을 수확하는 재벌작업에 착수해 분주히 삼을 주워 담는 모양새다. 이윽고 올해 6살 난 삼들이 줄줄이 몸을 드러낸다. 흙이 묻었어도 뽀얗고 흰 몸이 눈길을 끈다.
KGC인삼공사에서는 혹시나 모를 타 인삼의 유입 또는 유출을 막고자 수확 시기에는 본사 직원이 입회하고 있다. 이날 밭에서 수확한 삼은 4톤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캐낸 삼들은 노란 상자에 담겨 고려인삼창 부여공장으로 이동한다. 이를 쫓아 충남 부여군 규암면에 있는 공장에 들어섰다. 부여공장에는 연 약 1만5000명이 견학 차 방문하고 있다. 외국인 비중이 60%에 달하는데 이 중 중국인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국내외 매출 비중은 8대 2"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타격은 미미한 실정"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공장에는 이맘때는 삼 수확·제조·유통이 한창이라 평소 공장 내부 직원이 600~700명이라면 이 기간에는 200명 정도가 충원되기도 한다.

공장 내부에 진입하기 전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 끝으로 에어샤워를 통과하자 쌉싸래하면서도 고소한 삼 냄새가 코에 맴도는 가운데 후덥지근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밭에서 수확한 수삼은 수분이 75% 이상으로,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세척한 다음 수증기에 찌고 말리면서 홍삼이 된다. 이 과정을 세세하게 들여다봤다.
수삼은 먼저 물이 가득 담긴 수조로 투입돼 회전력으로 삼의 먼지와 흙을 씻어낸다. 또 고압에 물이 분사되면서 2차 세척이 이뤄진다. 이렇게 씻긴 삼은 삼의 굵기와 품질에 따라 나눠 담는다. 삼의 두께에 따라 스팀시간·온도·압력을 별도로 조정, 정관장의 노하우를 통해 각각 내부 조직까지 좋은 홍삼이 만들어진다.
수삼을 홍삼으로 만드는 이유는 명료하다.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유효성분이 더욱 생기기 때문이다. 몸 안에 독성을 제거해주는 것으로 알려진 사포닌이 24개에서 32개로 늘어난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이 사포닌은 특히 고열에 약하기 때문에 색이 붉더라도 제조 과정에 따라 오히려 삼보다 못해질 수 있다"며 "제조 기술력이 중요한 이유"라고 제언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8000톤을 처리했다. 올해는 9800톤으로 증가해 부여공장에서 5500톤, 나머지는 원주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하루 처리 물량은 90톤 규모다.
증삼기에 매달아서 투입된 삼들은 건조실에서 보름 정도 말려준다. 이후 햇볕을 쬐는 과정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도록 자연 건조한다. 이렇게 말려진 삼은 다듬기 위해 정형실로 옮겨진다.
삼은 품질에 따라 △천 △지 △양으로 등급을 나뉘는데 이때 천삼 비율은 0.4%에 불과하다. 등급을 구분할 때는 1차적으로는 벌레 먹은 흔적이 없는지. 터진 흔적은 없나 등 외형을 살핀다.
또 조직검사를 한다. 불이 다 꺼진 캄캄한 암실에서 작은 불빛에 삼 뿌리를 비춰 본다. 조직선별사는 20~30년 경력을 갖춘 전문가로 1000명에 달하는 인력 중 단 12명뿐이다.
포장 시에는 스팀을 쐐 말랑말랑하고 연해진 상태에서 일자로 편 다음 틀에 맞춰 배열한 후 압착기계로 직육면체로 만들어준다. 삼 제품은 나라별 규격에 맞춰 다양하게 100여가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특히 정관장은 정부 규제보다 3~4배 높은 품질검사 기준을 마련, 290여가지를 검사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6년근 삼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1~2년간 예정지 관리부터 경작 관리, 수확 전 검사, 수확, 세삼, 증삼, 건조, 추출·농축, 병입, 포장, 완제품 품질검사까지 8년여 동안 정성을 들인다"며 "정관장은 '정부가 관할한 장소에서 만든 바른 제품'이라는 의미"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