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회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가결했다. 김 후보자가 오는 26일부터 대한민국 16대 대법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인사적채, 과도한 전관예우로 시름하던 사법부의 변혁이 기대된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사법개혁 추진에 있어 가장 크고 중요한 단추를 끼우는데 성공한 셈이다.
◆"찬성 130표+30표 더 끌어왔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본회의를 열고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무기명 투표에 나섰다. 지난 대선 당시 의원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구속된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을 뺀 298명이 표결에 참여했으며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인준안 가결이 결정됐다.

자유한국당(107표)과 바른정당(20표)이 반대 당론을 채택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121표)과 정세균 의장, 정의당(6표), 새민중정당(2표)를 포함하면 적어도 30명 이상의 야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 당시 캐스팅보터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국민의당(40표)의 경우 안철수 대표가 간접적으로 반대에 무게를 싫었음에도, 절반 이상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돼 당내 갈등의 여지를 남겼다.
마지막까지 김 후보자 자진사퇴와 인준안 부결을 주장했던 자유한국당은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취재진을 만나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지만)후보자의 부적격적인 여러 측면까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법부의 독립성, 공정성에 흠이 되지 않는 훌륭한 대법원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변인 공식 논평에서는 사법부의 정권코드화와 좌편향을 국회가 막지 못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 "김 후보자, 사법부 독립 의지도 능력도 없다"
강효상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명수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된다면 사법부 중립과 독립성을 지킬 수 없음이 자명함에도 국회 가결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운을 뗐다.
또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간의 면밀한 검증을 통해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의지와 능력, 법원 전체를 중립적으로 이끌어 나갈 경륜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주요 사회적 쟁점에 대한 비상식적 가치관 등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없는 인사"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당 역시 김 후보자를 향해 "사법개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주길 바란다"며 다소 인색한 논평을 내놓았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자가)코드인사로 사법부 독립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과 대법원장에게 요구되는 경력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도 "국민의당 의원들은 세 차례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였고 찬성 의견이 많아 통과를 예상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여당과 청와대를 향해서도 '인사참사'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라는 표현을 쓰며 인사시스템 전면개편 및 협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인준을 일찌감치 지지했던 정의당은 앞서 20일 인사청문회보고서가 채택되자 보수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본회의 가결을 촉구한 바 있다.
추혜선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업무능력과 역량, 국가관 등 제대로 검증해야 할 부분들은 도외시한 채 인권 문제인 동성애를 정치쟁점으로 비화하는데 골몰한 보수야당의 행태는 추악하기 그지없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들며 사법개혁 적임자를 반대하는 한국당은 적폐의 일원임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국민들은 촛불혁명의 한 축이었던 국민의당이 적폐세력에 영합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대법원장은 사법부 최고상급기관의 수장으로 대통령, 국회의장에 이어 국가의전서열 3위의 요인이다. 임기는 6년이며 중임은 할 수 없고 임기 중에는 탄핵결정,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는 이상 파면되지 않는다.
특히 대법관을 뺀 나머지 법관의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고 대법관회의 의장이자 전원합의체 재판장으로서 대법관 임명제청권, 각급 판사 보직권도 갖는다. 특히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명할 수 있어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