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안전의무 위반 등을 저지른 국내 항공사들에 부과된 과징금이 57억원을 돌파해 최근 5년 사이 최대치에 달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은 총 과징금 부과액의 57.8%를 휩쓸었다.
20일 김현아 자유한국당(국토교통위원회·비례대표) 의원이 국토교통부(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국내 항공사에 내려진 행정처분은 총 11건, 과징금 부과액은 57억6000만원이었다.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으로 총 4건이 적발돼 33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이어서 △아시아나항공(2건·12억원) △제주항공(1건·6억원) △티웨이항공(2건·3억6000만원) △에어부산(1건·3억원) 순이었다.

김 의원은 "해마다 항공 안전의무 위반 등으로 항공사가 부담하는 과징금 규모가 작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면서 "특히 올해 들어 항공사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4500만원(6건)이었던 과징금 부과액은 이듬해 1억3250만원(5건)으로 3배가량 껑충 뛰었으나 2015년 1000만원(1건)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총 11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되며서 24억2000만원으로 폭증했고 올해는 이미 전년도 부과액을 두 배 이상 뛰어 넘었다.
일례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중국 다롄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엔진 결함이 있는 비행기를 그대로 운항한 것이 드러나 과징금 18억원이 부과됐고 해당 기장과 기관사는 자격증명효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리야드에서 제다까지 운항하는 사우디 노선에서도 정비 소홀이 드러나는가 하면 폭우에서 괌에서는 회항 대신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했다. 국토부는 대한항공에 과징금 및 기장 4건, 부기장 3건씩 자격증명 효력정지 처분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김해와 사이판을 오가는 항공기의 정비 불량으로 회항한 일이 있었고 인천을 출발해 히로시마로 향하는 노선에서는 착륙 고도를 지나치게 낮추는 바람에 비행기가 공항 시설과 충돌, 활주로를 이탈하는 일도 발생했었다.
제주항공(089590)에서는 소속 기장이 영어회화 성적을 갱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항하다 중국 항공당국에 적발됐지만 쉬쉬하다 과징금 6억원을 떠안았다.
티웨이항공은 대만 송산공항으로 운항하다 활주로가 공사 중임을 뒤늦게 확인한데다 도착해서는 항공기 위치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상 200m가량을 이동해 문제가 됐다. 또 고장난 항공기 부품을 교체하지 않은 채 재사용하고 항공일지를 허위 기록한 사실이 드러나 정비사 2명이 30일 동안 자격이 정지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사소한 결함으로도 대형사고로 직결되는 만큼 항공사들이 안전의무를 반드시 지키고 당국 역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항공여객 수요가 1억명을 돌파하는 등 국제선 항공수송 규모는 세계 6위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 MRO(항공정비)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어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는 한국항공우주(047810·KAI)를 MRO 사업자로 지정, 경남 사천시에 유치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다만 KAI가 최근 각종 방산·채용비리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