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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부결' 1등 공신은 국민의당

청와대 민정·인사·정무수석 '휘청' 여당 지도부도 타격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9.11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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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정세균 의장의 직권상정으로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오른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단 두 표 차이로 좌초하면서 청와대는 물론 여당까지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헌법재판소장은 △국무총리 △대법원장 △감사원장 △대법관 등과 함께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만 인준이 가능한 고위공직이다. 결국 김이수 후보자는 임명동의안 제출 111일 만에 낙마가 확정된 셈이다.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청와대다. 헌법재판소가 220일 넘도록 재판장 없이 공회전한 상황에서 본회의 부결은 최악 중에서도 최악의 상황이다.

당장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에 빨간불이 들어온 데다,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조현옥 인사수석, 전병헌 정무수석 등 1기 청와대 주요 인선까지 문책 요구가 번질 수 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야당을 향해 전에 없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윤 수석은 "야당이 부결까지 시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김 후보자에게 부결에 이를만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의 임명동의안 부결은)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자 헌정 질서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의 장기화 책임이 어디에, 누구에게 있는지는 국민께서 가장 잘 아실 것"이라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번 상황을 '적폐연대'로 규정하고 헌재소장 공백 사태의 종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야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의 몽니와 바른정당의 공조, 국민의당의 야합에 따라 오늘 인준안이 부결되고 말았다"면서 "명백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치보복이며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 재석수 293명 가운데 찬성과 반대가 각각 145표로 동률을 이뤘고 기권과 무효가 각각 1표, 2표였다. 민주당(120명)과 정의당, 정세균 의장 등 무소속 의원(각 6명)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국민의당(39명)에서 최소 24명이 반대 또는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 당론을 정한 가운데 사실상 국민의당이 당락을 가른 셈이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향후 국민의당과의 협치전략까지 대거 수정해야 할 처지다. 일단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당 역시 적폐연대 프레임을 적용하는 한편 최근 호남투어 등 지역주의 행보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당이 2박3일간 호남투어를 마친 결과가 헌재소장 부결이라는 것에 동의할 호남민심을 없을 것"이라며 "캐스팅 보트를 쥔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 외에 무슨 목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보이콧 철회 직후 승기를 잡은 자유한국당은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또 12일 예정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이념 프레임을 중심으로 강공 전략을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민주주의와 상식이 이긴 것"이라며 김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또 "정부여당의 '사법부 장악'이 계획대로 사법부를 이념화, 정치화하려는 시도를 국민과 함께 저지하겠다"며 "철저한 검증으로 김명수 후보자의 편향성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