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프랜차이즈업계의 고질적 횡포를 차단하기 위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입법 경쟁에 불이 붙었다.
대부분 본사 경영진의 이른바 '오너리스크'와 '갑질'에 따른 피해구제에 초점을 맞춘 만큼 가맹본사마다 운신의 폭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프랜차이즈법) 일부개정안은 총 34건에 이른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6월 이후에만 15건의 개정안 발의가 몰렸다.
◆새 규제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 겨눴다
눈에 띄는 것은 경영진의 부도덕성이나 비위로 가맹점에 손해를 입혔을 때 이를 직접 보상하도록 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현행법은 직접적인 가맹 계약 위반 때만 규제 대상으로 한다. 오너리스크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더라도 따로 보상받을 수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일례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경우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사건 이후 매출이 한때 40% 넘게 급감했고, MP그룹은 정우현 회장의 갑질 행각으로 뭇매를 맞은 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나 쪼그라들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떠안았다
이에 지난달 16일 이찬열 국민의당(경기 수원시갑) 의원은 가맹본부 준수사항으로 가맹점주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과 보복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추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 영업지역을 부당 침해했을 때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계양구갑),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도 각각 가맹본부 또는 임직원의 책임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프랜차이즈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본사가 광고·판촉행사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거나 매장 리뉴얼을 강요하는 행위도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과 과징금 상한선을 높이는 식으로 규제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과징금·손해배상서 '징벌' 강조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일 발의한 개정안에는 가맹본사가 홍보 또는 제휴사업 비용을 점주에게 부담시킬 때 전체 가맹점 80%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징금이 부과되도록 했다.
같은 당 정재호(경기 고양시을) 의원도 지난 7월 가맹본사의 지위 남용과 점포환경개선 강요 등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 범주를 확대하는 발의안을 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입혔을 경우 최대 3배로 손해를 배상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선 올해 1월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구갑)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과징금 부과 상한을 현행 영업수익 중 2% 또는 5억원 이하에서 각각 10%, 100억원으로 크게 올리는 일부 개정안을 내고 국회 통과를 추진해왔다.

여야를 넘나든 공감대 속에 지난 7일 국회에서는 갑질·불공정 근절을 선포하는 대규모 기자회견이 열렸고 9월 정기국회 동안 네 차례에 걸친 연속토론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공동대표는 회견에서 "가맹점 갑질 문제가 치킨에서 자동차, 액세서리 등 다양한 분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물품 강요부터 원가 부풀리기도 모자라 반발하는 점주에게는 계약해지, 보복출점, 점주단체 파괴공작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과연 정의가 존재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방위 압박에 놓인 가맹본사들은 내달 12일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잔뜩 몸을 사린 모양새다.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는 일찌감치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와 오너에 대한 증인신청이 줄 이을 것이라는 말이 불거진 탓이다.
일례로 환노위 소속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파리바게트의 제빵사 불법파견과 임금꺾기 논란을 폭로하며 SPC그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육계시장 1위로 치킨 가맹점을 거느린 하림은 김홍국 회장의 편법승계 의혹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갑질 횡포로 도마에 올랐던 미스터피자와 피자에땅, 피자헛 등도 국정감사 출석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논란 당시에 비해 여론이 다소 진정됐지만 국정감사가 닥치면서 숨 돌릴 틈이 나질 않는다"면서 "오너 출석만큼은 막아야 하는 입장인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여러모로 준비만 해두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