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백화점의 '갑질'에 입점기업과 시공업체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입점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인테리어 시공업체의 경우 백화점의 직접적인 '갑질'의 피해자라는 진단이 나온다.
빠듯한 공사시간을 맞추기도 힘든 상황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물조차 마실 수 없으며 한 시간에 한 번씩 백화점 관계자의 지시로, 공사에 차질을 빚는 업무 지시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업체 작업자들은 예전부터 백화점이 작업자에 대한 인권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백화점 측은 일괄적인 사항이 아니며 기존 상품 보호와 안전을 위함이라고 맞서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 작업자에 폭언·반말 일삼아
시공업체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에 대해 한 시간에 한 번씩 이뤄지는 백화점의 감시·감독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인테리어 공사 중, 한 시간에 한 번씩 플로어(Floor)장이라고 불리는 백화점 관계자의 업무지시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나이 어린 백화점 플로어 장이 수시로 내려와 반말과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공사시간을 맞추기도 힘든데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를 원점으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을 보탰다.
계속해서 "다른 백화점 공사에선 공사 중에는 당연히 먼지가 날 수밖에 없는데 중간중간 왜 청소를 하지 않느냐며 진행 중인 공사를 멈추게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업 종료 후 안전요원과 관리자들이 점검을 시행하는 것은 맞지만 폭언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진열돼 있는 상품 훼손 및 도난 방지하기 위해 밤샘 공사에 신경을 쓰는 부분이 많다"며 "청소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해명했다.
여기 더해 "작업자들의 신분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그 이외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브랜드(입점기업) 공사이지 백화점 공사가 아니다. 다만, 영업일 오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거나 뒷처리가 미흡할 경우 고객 안전을 위해 수정 요청하는 경우는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은 지하주차장, 음료수는 밖에서…
시공업체 작업자들은 백화점 내에서 음료수(물)조차 마실 수 없고, 화장실 역시 같은 층 내 화장실 사용이 불가해 지하주차장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런 규정에 대해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작업자들은 고객동선과 겹치면 안 된다는 이유로 같은 층에 있는 일반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고, 작업장 내에선 물도 마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과 안전을 위한 규칙들은 당연하겠지만 '음료수 병이 보기 싫어서' '진열된 제품 훼손이 우려된다'며 물조차 마실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정"이라며 "국내 대표 백화점 공사중에는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안전 보안, 소방이나 위험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규제는 이해하지만 전반적으로 작업자들을 하대하는 게 당연시 돼 있다"며 "업무를 종료한 백화점 안에서는 지금도 백화점 '갑질'에 시달리는 작업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화점 3사는 이러한 사실에 '확인된 바 없다'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장실의 경우 위생관리 업무를 진행하는 업체의 업무영역이다. 업무시간외 작업자들이 내부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면 위생관리 업체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별도 직원 전용화장실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도 권장사항일뿐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화장실 사용시 (담배꽁초 등) 위생관련 부분이 지적된 바 있어 직원전용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응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물을 마시지 말라는 등의 지시는 백화점보다, 브랜드에서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백화점 본사직원은 영업이 종료되면 모두 퇴근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시는 가능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시공업체 측은 "음료수 음용 부분에 대해 입점기업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본인들 매장일을 하는데 야박하게 누가 그러겠냐"면서 "모든 규정은 백화점에서 정해 내려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기업 자제사용 강요…입점기업 부담↑
이외에도 백화점들은 특정기업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마련, 이로 인해 입점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백화점은 입점기업의 매출이 좋지 않은 경우 매장의 위치를 옮기거나 인테리어 변경을 지시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입점기업은 매장철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입점 당시 이미 큰 비용이 들어간 만큼, 인테리어 변경이나 매장 철수는 입점기업의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입점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백화점이 요구하는 인테리어에 응해야 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인테리어 변경시에도 백화점 '룰'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자재 기준도 정해져 있어 해당 등급 이하의 자재는 사용할 수 없다고.
시공업체 관계자는 "일부 백화점의 경우 지급하는 자재가 따로 있거나 반드시 특정기업의 제품을 사용 해야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출입문 시건장치, 에어커튼, 바닥마감재 등이다. 점별로 상이하지만 정해 놓은 부분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고가제품이고, 업체가 한 곳으로 정해져 있어 비교구매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공통된 콘셉트에 따라 통일된 자재를 사용하기 위한 방침은 있지만, 백화점에서 직접 발주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자재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연단가 계약을 체결 기업을 통해 자재발주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으나 모든 인테리어 자재에 대해 특정기업을 정해놓고 있지는 않다. 또한 새로운 공사의 경우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