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내세우며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거래 수수료 무료'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등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과도한 수수료 인하를 통한 고객유치 전쟁은 '제 살 깍아먹기'라는 비판이 항상 따라붙지만 증권사들에게는 이벤트를 통한 효과가 확실한 만큼 버릴 수 없는 카드다. 특히 최근에는 '평생' '10년' 등 장기간 무료 수수료를 내세우는 점이 눈에 띈다.
◆"무료일 때 가입하세요" 비대면 경쟁 치열
최근 NH투자증권(005940)의 모바일증권 '나무'는 파격적으로 평생 주식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대상은 스마트폰으로 나무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으로 10월31일까지 진행된다. 증권사 중 기한을 정하지 않고 평생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NH투자증권이 최초다.
신한금융투자도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과 최근 1년간 주식거래가 없는 휴면고객에게 2030년까지 국내주식 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제로랜드'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전개 중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온라인 서비스 브랜드인 뱅키스의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일부터 5년간 온라인 국내주식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이 밖에 삼성증권(016360)과 대신증권(003540)이 올해 말까지 모바일 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한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이 고객들에 한해 2020년말까지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수수료 전쟁과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업계 수탁수수료는 꾸준히 줄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대형증권사의 수익구조 현황 및 시사점'을 보면 국내 증권사 수수료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2011년 9월 71.9%에서 2016년 12월 36.0%로 2배가량 감소했다.
이에 대해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매매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의 주식투자 비중 감소도 수탁수수료 수익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며 "올해 3월 말 개인투자자 비중은 62.7%로 2010년말 대비 1.5%p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출혈경쟁으로 인한 수탁수수료 시장점유율도 요동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금융통계정보시스템(FISIS) 통계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지분증권 수탁수수료 시장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상위 5개사 중 지분증권 수탁수수료 시장점유율 8.2%였던 삼성증권은 현재 7.54%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1.7%로 점유율을 늘렸던 미래에셋대우는 3월 말 기준 8.62%로 점유율이 줄었다.
이와 관련,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모바일 주식거래 유도를 위한 수수료인하는 새로울 것은 없다"며 "브로커리지에서 크게 수익증가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낮춰 고객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신용융자 금리 인하 움직임…수익성 축소는 우려
모바일 거래수수료 외에도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 인하에도 줄줄이 나서고 있다. 그동안 '고금리 장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증권사가 고객유치를 위해 신용융자 수수료 인하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이번 이자율 인하 기류는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이자율 체계에 대한 비판에 따른 감독당국의 금리 산정 체계 점검에서 출발한 만큼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거래수수료 평생 무료 파격 혜택을 선보인 NH투자증권은 신용융자 금리도 최저 4.6%로 인하했다. 기존 1~15일 구간에서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7일 이내 구간을 신설하고 이자율을 현행 연 5.9%에서 4.5%로 내렸다. 4%대 금리는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다.
KTB투자증권(030210)은 지난 7월 신용융자이자율을 온라인 수수료 체계와 연계해 기본등급에는 이자율 9%, 실버등급은 7%, 골드등급은 5%를 적용한다고 알렸다. 기간과 관계없이 단일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도 8월부터 1~30일 이자율을 7.5%에서 6.5%로, 31~60일은 8.5%에서 7.5%로 1%포인트씩 내려 고객 부담을 줄였다.
한편 연이은 수수료·신용융자 금리 인하에 '수익성 축소'가 우려된다는 시선도 당연히 존재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상승폭 둔화와 함께 회전율이 하락하며 일평균 거래대금 부진이 7~8월 지속되는 가운데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의 출혈 경쟁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3분기 증권업종의 경상적 이익은 2분기 수준을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 또한 "신용융자수익은 증권사의 핵심이익 중 하나인 만큼 거래 수수료처럼 무작정 인하하기는 힘들겠지만 인하한다고 하면 역시 대형사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더 크다"며 "IB수익, 상품운용수익뿐 아니라 브로커리지, 순이자수익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차이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