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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이해진 전 의장 '총수' 지정…네이버 "안타깝다"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9.03 14: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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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네이버(035420·대표이사 한성숙)의 '총수 없는 기업' 지정 요구에도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을 총수로 지정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안타깝다"며 "총수 없는 민간기업을 인정하고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정위는 지난 1일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을 지정, 네이버를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추가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는 네이버에 실질적 지배력을 지닌 동일인(총수)으로 이 전 의장(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을 지정하고 네이버를 '총수 있는 기업집단'에 분류했다.

동일인은 해당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서 부여된 의무 사항을 이행하는 최종 책임자다. 일반적으로 기업집단의 총수가 동일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지난달 14일 이 전 의장은 공정위를 직접 방문해 네이버 지배구조는 기존 대기업과 다르다며 '총수 없는 기업집단'에 분류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 전 의장의 네이버 지분이 4.49%로 규모가 적지만, 지분이 사실상 지배력 행사에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20.83%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지분을 제외하면 이 전 의장 지분은 최다 출자자에 해당한다는 점, 네이버는 1%미만 소수주주 지분이 약 50%에 달하는 등 지분이 분산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이 전 의장이 네이버를 지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이 전 의장이 네이버에서 여러 보직을 맡아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네이버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공정거래법에 의해 △네이버 계열 24개사 △라인 계열 13개사 △휴맥스 계열 19개사 △기타 15개사 총 71개사가 분류됐다.

이 전 의장이 총수로 지정됨에 따라 이 전 의장 개인 소유 기업과 친족 기업인 △지음 △영풍항공여행사 △화음 세 곳 모두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를 받게 됐다.

지음은 네이버 이해진 전 의장이 사재를 출연해 2011년 11월에 설립한 100% 개인 회사로, 2016년말 기준 총자산 642억원이다. 일본과 싱가포르에 100%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벤처에 투자하는 'C-프로그램' 등이 있다.

영풍항공여행사는 1992년에 설립된 회사로 이해진 전 의장 부친의 (망)사촌의 아들의 배우자가 대표이사로,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화음은 2008년 설립된 회사로 이해진 전 의장 사촌이 대표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총수 지정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네이버는 "기업이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는 데 동의, 이에 공시대상기업집단이 공개해야 할 자료 제출 요청에 성실하게 임했으며, 앞으로도 법이 정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네이버 이해진 GIO를 네이버 기업집단의 총수로 지정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순수 민간기업의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으로 성장했을 때, 지금까지 총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된 사례는 민영화된 기업과 외국계, 법정관리 기업을 제외하고는 없음을 거론했다.
 
네이버는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모든 민간기업들에게 재벌과 총수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자체가 기업집단제도가 탄생한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사회가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총수 없는 민간기업을 인정하고 그런 기업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지금이라도 총수 개인이 지배하지 않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네이버 외 △넥슨 △호반건설 △삼라마이더스(SM) △동원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들 역시 총수 있는 기업집단에 분류되며 새로운 대기업으로 부상했다.

아울러 지난해 공시대상 준대기업집단에 이미 지정됐던 카카오는 이번 준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새로 총수로 지정됐다.

다만 카카오는 김 의장이 카카오 실제 대주주로 활동하는 만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공정위 지정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