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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갈등' 국회 입법전쟁 '2라운드'

민주당·한국당 각각 개정안 발의 '내용 들여다보니…’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31 15: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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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조원대 초대형 소송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기아자동차(000270) 통상임금 재판에서 노조가 첫 승을 거두자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근로자의 권익을 중시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여당은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보수성향의 야당들은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입법 과정에서 실리를 제대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근로자 권익 향상은 곧 기업 경쟁력"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판결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재계의 불만을 견제하고 나섰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31일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법원 판결이 노동자 권익향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상임금 인정 범위는 근로자의 초과근로수당 산정과 퇴직금 액수의 기준이 되는 기초수당에 영향을 줘 아주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장시간 일을 하면서도 정당한 대우를 못 받는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 판결을 계기로 노동자 권익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건강한 노사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며 "재계도 근로자 권익 향상이 기업 경쟁력 확보와 직결된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도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가 통상임금 개념과 기준을 명확히 정해 갈등 차단에 나서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국회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비슷한 요구를 전달한 바 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통상임금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통상임금의 개념이 불분명해 대법원 판단이 미뤄지는 사이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는 등 사회적으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상임금의 3요소(정기성·일률성·고정성)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기준을 마련해 더 이상을 분란을 정부가 막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후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산업계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의칙은 타인 혹은 사회적 공공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권리행사를 일부 제한할 수 있다는 법적 대원칙이다. 기아차는 중국발 사드 보복 여파로 손해가 커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야 통상임금 관련 발의안 차이는?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물론 노조도 항소 의지를 굳혀 또다시 치열한 법리다툼을 예고했다.

기아차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청구금액에 비해 부담은 줄었지만 현재 경영상황은 판결금액 자체도 감내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1심 판결의 영향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도 했다.

재계에서는 산업계 전반에 닥칠 판결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직원 450명 이상 중견·대기업 35개사(99건)를 비롯해 2013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92개 사업장에서 비슷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통상임금의 개념과 제외 요소를 명문화해 갈등요소를 차단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5월과 올해 3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통상임금 개념 및 기준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두 건 모두 계류 중이다.

김성태 의원 발의안은 통상임금을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임금을 도급금액으로 정한 경우에 한정)에 대해 정기·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한 일체의 금품'으로 규정하는 한편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내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비해 이용득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통상임금의 개념은 유사하지만 제외항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역시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설·추석 등 명절 상여금 △근로자의 건강 또는 안전을 위한 보험료 △근로자의 업적 또는 성과에 따라 나중에 지급 여부 및 금액이 확정되는 임금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금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이날 기아차 노조원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소송 제기 6년 만에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의 성실의 원칙과 관련해 기업의 중대한 경영상 위기가 있다고 단념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노조가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볼 수 없기에 기아차는 노조에게 422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당초 기아차 노조가 청구한 금액은 총 1조926억원(원금 6588억원·이자 4338억원)이었지만 재판부는 38.7%에 해당하는 4223억원(원금 3126억원·이자 1097억원)만 지급액으로 인정했다. 소송이 제기된 시점 기준으로 임금채권 청구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최근 3년간 임금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노조가 마땅히 받았어야 할 임금을 이제 지급하는 것을 두고 비용이 추가적으로 지출된다는 점만 주목해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관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상당한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해마다 1조~16조원의 이익을 냈던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