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내수와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는 기아자동차가 기존에 자신들이 가진 대중적 이미지, 중저가 이미지를 지우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아차가 선택한 방법은 일부 모델의 개별 브랜드화.
앞서 기아차는 스팅어 출시에 맞춰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11월 전 세계 고급차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던 것처럼 별도의 고급 브랜드를 출범하려 했다. 그러나 업계와 내부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시선이 커지자 출범을 잠정 보류했다.
더욱이 아직 제네시스의 라인업이 모두 갖춰지지 않았고, 그룹차원에서 제네시스를 조금 더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데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일단 기아차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와 관련, 이형근 부회장은 2017 상하이모터쇼에서 "현대차그룹 안에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가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도 "대신 고급차 상품군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은 '2017 서울모터쇼'에서 "앞으로 기아차의 고급차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그 첫 시작은 스팅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아차는 고급 브랜드 출범을 보류하는 대신 △승용 △RV △고급, 총 세 개의 라인업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고급차시장에서는 당초 출범을 고려했을 때 묶으려 했던 △플래그십 세단 K9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 스팅어 △대형 SUV 모하비를 각각의 개별 브랜드로 앞세워 고급화 전략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즉, 현대라는 큰 틀 안에서 제네시스 엠블럼을 달았던 것과 유사한 행보인 셈이다. 현재 모하비와 스팅어는 자신만의 엠블럼과 차명을 가졌고, 기아차는 내년에 공개될 K9 후속모델에도 새로운 차명과 엠블럼이 더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팅어를 앞세워 자사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로 고급화를 추구하는 기아차의 전략은 국내외시장에서 부진하는 K9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며 "개별 브랜드 확대를 통한 고급화 전략은 판매부진에 빠진 기아차가 처한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K9은 제네시스 라인업에 못지않은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에도 시장에서 그저 K7보다 한 급 위 정도로 저평가를 받고 있다. 또 스팅어의 경우 CK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할 때는 차명이 K8으로 점쳐졌지만, K9처럼 K시리즈라는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할까 최종적으로는 스팅어란 차명에 별도의 엠블럼이 달렸다.
반면, 일각에서는 염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제네시스의 경우 차명이 브랜드명이고 엠블럼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됐지만, 기아차는 현대차와 유사하지만 다른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하비와 스팅어, 그리고 K9이 가질 새로운 차명,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각각의 브랜드나 엠블럼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기아차 정체성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아차가 프리미엄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제네시스와 같은 브랜드 도입은 분명 필요하지만, 제네시스처럼 통일하려면 또다시 새 이름을 지어야 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아차 관계자는 "K9 후속모델은 고급라인업 강화 전략에 따라 상품성을 대폭 강화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라며 "스팅어와 함께 고성능과 고급차시장 수요를 끌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발판이 될 모델임에는 틀림없지만, 차명이나 엠블럼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