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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잔디 없는 잔디주차장' 조성에 6억 날렸다"

김병욱 의원 "주민 문제제기 묵살…김문수式 전시행정"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29 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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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적 제57호이자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남한산성이 경기도의 엉성한 전시행정으로 예산낭비 지적에 휩싸였다.

2013년 10월 경기도와 광주시가 남한산성 도립공원 남문주차장에 6억4000여만원을 들여 만든 친환경 잔디블록 주차장이 4년도 안 돼 대부분 시들어 석재 블록만 덩그러니 남은 탓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상임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당을)은 29일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원인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논란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인 2012년 남한산성 경기도립공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며 아스콘 포장 주차장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한 것에서 시작됐다.

정비사업은 그해 10월26일 전문가 자문회의와 이듬해 3월 지역주민대표를 포함한 친환경주차장 개선회의를 거쳐 2013년 10월경 마무리됐다.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사업이 마무리되기 7개월 전 진행된 설계용역 관련 회의에서 주민대표 측은 "겨울철 제설작업을 위해 염화칼슘을 뿌리는데 잔디가 고사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경기도가 사실상 이를 묵살하면서 일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이미 공사가 시작된 2013년 8월 세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 심지어 다섯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문회의에서도 사업의 타당성을 놓고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욱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 받은 '남한산성 도립공원 친환경주차장 개선-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보고' 문건에는 자문단에 참여한 전문가 전원이 경기도가 제안한 계획안에 대해 "현실성 없는 구상"이라고 혹평한 대목이 등장한다. 

다섯 명의 전문가들은 "계획에 따라 주차구획선 아스콘만 제거하고 잔디를 심을 경우 배수 불량으로 잔디생육이 불가능하며 겨울철 동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경기도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고,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경기도는 수억원을 들여 '잔디 없는 잔디주차장'을 만들고도 4년째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지역주민들이 사업시행 전부터 지적한 문제를 경기도가 무시하면서 수억원의 세금만 날린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면서 "경기도는 이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에 힘쓰는 동시에 남한산성의 보존 및 관리에 성의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