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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인지로버 벨라, 빈틈없는 온로드 고수

간결한 외관·미래 감각 실내…풍성한 토크·남다른 추진력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8.28 14: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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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프리미엄 SUV에 대한 고객수요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수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SUV를 선보이며 소비자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랜드로버'의 행보가 무섭다. 지난 7월 레저를 담당하는 대형 SUV 디스커버리의 신형 모델 '올 뉴 디스커버리'를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레인지로버 성공 스토리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벨라(Velar)를 선보였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계된 모델이다. 아울러 차명은 '감추다' 또는 '장막'이라는 뜻의 라틴어 'Velare'에 뿌리를 두고 있고, 1969년 랜드로버가 26대만 만든 레인지로버 프로토타입(시제작차)의 개발명이기도 하다.

랜드로버 관계자들은 벨라를 두고 "레인지로버의 헤리티지를 명확하게 계승한 모델이자 레인지로버 라인업 중 가장 온로드에 특화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레인지로버의 쟁쟁한 식구 가운데서도 브랜드가 가진 DNA를 획기적으로 재해석한 벨라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코스는 서울 한강공원잠원지구에서 출발해 인천 중구에 위치한 호텔 오라를 왕복하는 137㎞. 

일단, 벨라는 굉장히 간결하다. 전반적인 실루엣은 곡면과 곡선이 듬뿍 담겨 물 흐르듯 매끈하며, 차체는 땅바닥 쪽으로 납작하게 가라앉았다. 

전방의 짧은 오버 행과 슬림한 디자인의 LED 헤드라이트는 시각적인 역동성을 더하고 상대적으로 긴 리어 오버 행을 통해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여기에 총 2874㎜에 이르는 휠베이스는 벨라의 전장을 더욱 길어보이도록 강조해준다. 

간결함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차량의 측면은 경량 알루미늄 구조를 토대로 매끈한 표면을 완성했다. 여기에 벨트라인은 후미로 가면서 점차 높아지며, 리어 범퍼에 위치한 통합형 테일파이프는 레인지로버 벨라가 가지고 있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암시한다.

특히 벨라에 최초로 적용된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에는 미세한 LED가 장착돼 평소에는 숨어 있다 스마트키를 통해 도어잠금을 해제하거나 핸들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스르륵 튀어 나온다. 랜드로버에 따르면 영하 20℃에서도 차체표면에 덮인 얼음과 서리를 깨고 작동한다더라.

아울러 차량이 잠기거나 8㎞/h 이상의 속도로 주행을 시작하면 도어 핸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감으로서 돌출부 없는 매끈한 옆면을 만들어준다.

이와 함께 수평적 구조의 인테리어는 심플하지만 세련됐으며,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스위치를 사용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터치 프로 듀오(Touch Pro Du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중앙에 위치한 두 개의 10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에 다양한 정보를 띄운다. 덕분에 물리적 스위치가 거의 없다. 

또 12.3인치 패널의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지도로 가득 채울 수 있는 등 디지털의 장점을 100% 살려 다양한 기능을 뽐내며, 스티어링 휠에는 커패시티브 정전식 스위치가 있어 운전자가 특정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고급 소재와 현대적인 마감재는 벨라의 품격을 제고시켜준다.

앞서 언급한 긴 휠베이스 덕분에 벨라는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558ℓ라는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 공간도 제공한다. 여기에 40:20:40 비율로 분할된 뒷좌석을 접을 경우 길 1795㎜, 폭 1247㎜의 최대 1731ℓ의 적재 공간이 만들어진다. 

시승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4000rpm), 최대토크 71.4㎏·m(1500rpm)의 동력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V6 3.0L 디젤 터보 엔진을 품은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 아울러 제로백은 6.5초, 최고속도는 241㎞/h에 이르는 등 모든 수치가 퍼포먼스를 강조한다.

시동버튼을 눌러도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정숙성은 막연한 기대를 성큼 뛰어넘는다. 낮은 엔진회전구간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최대토크 덕분에 움직임이 굉장히 잽싸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2톤이 넘는 자신의 무게감도 잊어버리고 내달린다. 레인지로버 라인업 중 온로드에 가장 특화된 모델답게 벨라는 도로 위에서 탄탄한 주행능력을 뽐낸다.

부드러움 속에서 느껴지는 강한 힘과 정숙성이 꽤 인상적이다. 저속에서 고속으로 주행할 때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티어링휠은 넉넉한 크기만큼 묵직하다. 저속구간에서 가벼웠던 스티어링의 감은 속도를 조금만 내도 이내 묵직해진다. 

운전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벨라는 한층 강렬해진다. 실내의 간접조명부터 빨갛게 물들여 지고, 굉장한 고속으로 달려 나감에도 운전감각에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다. 그래서 고속이 고속처럼 안 느껴질 정도다. 

벨라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억제하는 토크벡터링 시스템 덕분에 고속으로 커브구간을 통과할 때도 안정적인 핸들링을 가능케 해주는 등 만족할 만한 코너링을 선사했고, 급정거를 할 때도 브레이크가 민첩하게 반응했다. 

실시간으로 감쇠력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은 갑작스러운 무게중심 이동에도 반듯한 수평을 유지한다. 이처럼 가속과 제동 모두 서킷의 과격한 조작마저 소화할 만큼 스포티하다.

한편, 레인지로버 벨라의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D240 S 9850만원 △D240 SE 1억460만원 △D240 R-Dynamic SE 1억860만원 △D300 R-Dynamic HSE 1억2620만원 △P380 R-Dynamic SE 1억161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