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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MD, 도 넘은 '갑질' 여전…중소업체 적자 불가피

환불·반품 등 협력업체 모두 떠넘겨 '팔아내기 급급'

추민선·하영인 기자 기자  2017.08.24 14: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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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A사 홈쇼핑 MD(Merchandiser)는 '아버지 도박 빚을 갚아야 한다'며 1억5000만원을 납품업체에게 받아내고 2800만원 상당의 그랜저 승용차를 상납받았다. 

#. B사 홈쇼핑 대표는 프라임 타임 배정, 백화점 입점 등 각종 평의를 봐주겠다는 등의 명목 아래 납품업체들로부터 1억3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4년 구속 기소됐다. 

예전부터 논란을 빚어온 홈쇼핑 MD들의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납품업체들로부터 명절선물과 방송 디스플레이 비용 전가는 물론 개인적인 사생활 비용까지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원하지 않은 사은품이나 탤런트 출연료 강요는 기본이다. 판매촉진비 전가, 가격 후려치기 등도 전형적인 갑질로 꼽힌다.

홈쇼핑에 입점한 한 회사 관계자는 "홈쇼핑사와 사전미팅에서 사은품을 증정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대신 본 제품 가격을 인하하라고 했다. 결국 사은품도 홈쇼핑 사가 요구하는 것을 제공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불공정관행에도 많은 기업이 홈쇼핑에 입점하고자 하는 것은 출연 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납품업체 A사 관계자는 "홈쇼핑은 양날의 칼과 같다"며 "홈쇼핑을 통해 남는 수익이 없더라도 한 시간 내 최대 광고효과와 인지도 상승효과가 있는 만큼,  홈쇼핑 측의 무리한 요구에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1시간 방송 후 판매 매출은 2억원에 달했지만, 본품과 같은 구성품을 추가로 구성하면서 수익은 남지 않았다. 당사뿐만 아니라 타사 역시 돈을 벌기보다는 홍보 효과를 위해 광고비를 쓰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특성상 구성품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무리를 해서라도 사은품과 구성품을 맞춰야 한다는 것. 홈쇼핑 측이 원하는 구성을 맞추지 못할 경우 물량을 맞추기 전까지 방송을 못한다거나 기존에 배정받았던 일명 프라임 시간대 방송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납품업체 B사 관계자는 "홈쇼핑 론칭하는 데 성에 차지 않으면 '다음 번에는 우리랑 못한다'는 식으로 협박하거나 '네들 방송은 프라임 시간대가 아닌 새벽에 나가야 한다'는 말도 서슴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온갖 비용 전가에 수수료는 40%가량 떼어가고 마진이 남지 않는 단가에 사은품 책정 등 중소기업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럼에도 부가적인 홈쇼핑 방송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격모독을 당해도 참아야 하는 실정"이라는 말을 보탰다.

반면 홈쇼핑 MD들은 매출과 시청률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사은품 추가 구성과 탤런트 출연을 권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모든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분석해 성과를 평가하기 때문에 MD들의 매출압박 스트레스가 굉장히 높다"며 "MD들이 납품업체에게 사은품이나 디스플레이, 모델 사용을 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본사 차원에서 금품요구, 명절선물 요구 등을 방지하고자 MD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달 이메일을 통해서도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문제에 대해 모두 감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3일 김상조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홈쇼핑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직권조사를 예고했다. 임기 초반 골목상권 보호를 과제로 삼고 있는 공정위의 칼날이 홈쇼핑을 향하는 형국이다. 

공정위는 "납품업체들이 집단 민원이 너무 빗발쳐 더 이상 묵과하기가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당국의 각종 제재를 받아오다 이제야 실적 개선 등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홈쇼핑업체들은 다시금 긴장하는 모습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납품업체에 불필요한 오해를 살 만한 제도나 관행은 없는지 내부적으로 점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심사지침으로 ARS할인비용, 쇼호스트 출연료, 방송세트 설치비용 등 부당전가 사례 또는 분담기준 등을 규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판매수수료율 자율 인하, 신규 입점한 중소기업 신상품 최소 3회 방송 보장 등 자율 개선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행점검 후 별도 보완한 사례가 없는 상태다. 

향후 매해 납품업체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거쳐 추가 개선 과제를 발굴, 기존 자율 개선 방안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