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주사 설립을 위한 분할합병을 추진 중인 롯데칠성음료(005300·롯데칠성)가 23일 '날치기식' 기업설명회(IR·Investor Relation)를 강행해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롯데칠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 대상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를 공시한 시점은 같은 날 오후 2시56분, 즉 설명회 개최를 불과 4분 남겨두고 투자자들에게 알린 셈이다. 일반적인 상장사의 기업설명회는 개최 수일 전 날짜와 장소, 참여대상 등이 공시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롯데칠성을 비롯한 롯데 식품 3사 소액주주들은 롯데쇼핑(023530)의 합병가액 산정이 부당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연금, 청와대에 탄원서를 보내고 신동주 롯데그룹 회장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한창 논란이 뜨거운 사안을 앞두고 롯데칠성은 일반투자자가 아닌 영향력이 큰 극소수에만 빗장을 열어줬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는 일반투자자가 아니라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로 참석 대상이 한정된 행사"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따지면 제도 위반인 동시에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다. 물론 기업들이 일반투자자가 모르는 특별한 정보를 기관투자자에게 암암리에 제공해온 것이 사실이긴 하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탓이다.
만에 있을 부작용을 막고 투자자 사이의 정보격차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바로 공정공시제도다. 이에 따라 기업이 특정 집단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일반투자자에게도 이를 즉시 알리도록 돼 있다.
또한 지난해 8월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금융투자협회 △금융감독원이 확정한 'IR 및 조사분석 업무처리강령'에 따라 IR활동에 대한 연간계획 공표를 비롯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상장사의 의무다.
이는 롯데칠성이 기업설명회를 '날치기' 개최하면서 규정 위반은 물론 시장의 기본적인 약속까지 비틀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롯데그룹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푸드(002270)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 안건을 의결한다. 이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연대는 같은 날 현장에서 반대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