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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철근가격 인상 '눈치 보는' 현대제철

'원자재가격 폭등' 인상 불가피 속 분기 가격발표 고수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8.23 17: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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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철근가격은 지난 2011년부터 공급사인 제강사들과 수요사인 건설사들이 분기별로 협상을 통해 기준가를 정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방식이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철근 기준가 협상중지를 권고했다. 이에 국내 철근거래는 6년 만에 완전 경쟁체제로 전환됐고, 하반기부터 제강사들은 각각 분기별·월별 기준 가격을 발표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이 같은 방식변경이 제강사들에게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철근 품귀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가격결정에 있어 제강사들이 더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전망과 달리 실제로 발표된 가격은 정반대였다. 지난 6월 말 제강사들 중 가장 먼저 철근 가격을 발표한 현대제철(004020)은 3분기 기준가격을 톤당 61만5000원으로 발표했다.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했던 2분기보다 톤당 2만원 오히려 내려갔다.

아울러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 30%에 육박하는 현대제철이 이 같이 인하하자 점유율 2위인 동국제강(001230)을 포함한 나머지 제강사들도 잇따라 가격인하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철근이 최근 공급부족 상태를 보이지만 실제로 자재 구매조건을 따져보니 2만원 정도의 가격인하 요인이 있었다"며 "충분히 인상할 수 있었지만 고객에 대한 회사의 신뢰와 상생의지 차원에서 가격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제강사들이 일제히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분기 발표를 고수하고 있는 현대제철만이 이번 가격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다. 

현재 중소 제강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톤당 1만5000원~2만원가량 올렸으며, 동국제강도 지난 21일자로 철근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철근의 원자재인 철스크랩이 급격하게 상승해 제강사들이 월 중간에 가격을 올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가격인상을 거부하고 있어 갈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원래 가격 조절 역할을 했던 중국 수입산 저가 철근이 최근 수요가 급증해 오히려 국산 제품들보다 더욱 가파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그 차이는 톤당 1만5000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며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다 보니 가격 인상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강사들 중 마지막으로 가격을 인상한 동국제강 관계자는 "제품의 수익성과 원자재 수급 여건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가격인상을 결정했다"며 급하게 가격을 올린 배경을 알렸다.

현대제철의 경우 일단 이 같은 흐름을 관망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철스크랩 상승 기조가 계속될 경우 현대제철의 가격인상은 시간문제라고 관측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들어 철근의 원자재인 철스크랩의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며 "현재 제품의 인상 정도가 원자재 인상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공급사들은 계속 인상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처음 가격을 발표할 때 분기별 가격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대해 건설사들의 불만이 터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처음 가격을 발표할 때 분기 가격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현재 현대제철은 가격인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물론, 기업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요인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가격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