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초부터 다시' 초심 잃은 저가화장품 가격, 17년 사이 5배↑

미샤·더페이스샵…경쟁 심화로 과도한 광고비 지출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8.23 11:43:5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처음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생겨났을 당시, 질 좋고 싼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라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그렇다고 가격대비 품질에 대한 신뢰도 약해 무리를 하더라도 고가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3300원의 신화로 불리며 국내 화장품 업계를 흔들었던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거품을 뺀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던 이들이 초심과 달리 제품 가격 인상을 시행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질 좋고 저렴한 가격'의 모토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아둘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지난 2001년 에이블씨엔씨는 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론칭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3300원의 파격적인 화장품 가격에 품질 역시 뛰어나 '3300원'의 기적으로 불리며 급성장했다. 미샤의 성장에 대기업 화장품 기업들도 저가 화장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 샵'을,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 하우스'를 론칭하며 미샤의 아성에 도전한 것. 

이외에도 토니모리,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등 저가형 화장품 브랜드들이 들어서면서 화장품 시장풍속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 업계의 매출은 점차 하락했고, 하락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이 뒤따랐다. 

현재 미샤와 더페이스샵 등에서는 3300원 화장품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 일례로 2001년 당시 3300원이었던 파우더팩트의 가격은 현재 1만6000원 정도로 무려 5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10여년간 물가상승률(연 평균 2.3%)에 비교해도 화장품 가격 상승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동안 2배 인상된 치킨가격에 비하면 화장품 가격 상승폭이 유난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처음보다 제품의 질을 높이고 기능이 첨가됐다 해도 '저렴한 가격'을 최대 무기로 삼았던 저가 브랜드 이미지엔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저가 화장품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예전에 비하면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체감한다"며 "예전엔 부담 없이 구입했던 기초라인 제품들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샤는 저가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별화된 제품을 차지 못하면서 고급화 라인을 출시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가격 거품을 빼는데 중요 요인이었던 광고 및 판촉비용을 늘렸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재정적인 부담을 가중시켰고, 가성비를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샤의 초심과 동떨어진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원성만 샀다. 결국 미샤는 저가브랜드 경쟁과 함께 차별화된 제품을 찾지 못하면서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았고 서영필 미샤 창업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에 지분 29% 중 25%를 양도하기에 이르렀다. 

더페이스샵 역시 1만원대 이하의 저가 화장품들의 과열 경쟁으로 엄청난 광고, 홍보비를 지출해야 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됐다. 여기에 '좀 더 좋은' 것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제품을 만들다 보니 결국 '저가 브랜드'라는 매력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기초 화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방문한 한 여성은 "저가브랜드 에센스 가격과 전문브랜드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며 "가격차가 크지 않다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전문브랜드를 구입하려고 백화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화장품업계에서는 사드 보복 여파로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물론, 내수 소비도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광고·판촉비에 대한 재검토도 이뤄져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가성비'를 강화한 마케팅이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