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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이상 왕좌를 탐하지 말라" 그랜저IG 고품격 주행성능

한층 젊고 세련된 디자인에 동급 최강 안전·편의사양

전훈식 기자 기자  2017.08.23 0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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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UV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국내는 준대형세단 세그먼트야말로 브랜드 성패를 좌우하는 시장이다. '왕좌' 그랜저를 필두로 △K7(기아차) △SM7(르노삼성)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수입차 브랜드들의 경계도 심상치 않다. 여기에 최근 SM6(르노삼성)나 △말리부(한국GM)과 같은 중형세단마저 향상된 상품성을 토대로 시장을 위협하면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그랜저 역시 '왕좌'가 위태로운 건 마찬가지. 과연 그랜저IG가 본연의 매력으로 신흥 강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살펴봤다.

5세대 모델(2011년) 이후 5년 만인 지난 2016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6세대 그랜저(이하 그랜저IG)는 출시와 동시에 계속되는 'SUV 열풍'과 '브랜드 내수 부진'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졌다.

그러나 이런 부담감에도 그랜저IG는 사전계약 시작 하루 만에 '1만6000대 돌파'라는 역대 최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역동적인 디자인과 현대 스마트 센스 등 동급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는 것이다.

과연 그랜저IG가 신차효과가 지난 지금까지도 보다 강력해진 경쟁모델과 비교해 여전히 국내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는지 시승해봤다. 코스는 일산(라페스타)을 출발해 자유로, 올림픽대로 등을 거쳐 수원 KT위즈파크를 왕복하는 총 120여㎞ 거리다.

◆웅장함 속 스포티한 외관…품격 있는 실내 구현

그랜저IG 가장 큰 특징은 30년 동안 '그랜저'란 이름 아래 간직한 '고급스러움'에서 벗어나 한층 젊고 세련된 디자인에 더욱 역동적인 주행을 위해 민첩성을 키웠다는 점이다.

우선 날렵하면서도 쿠페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게 이전(그랜저HG)보다 굉장히 젊어졌다.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을 사용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그랜저는 곧 중장년층' 인식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차체크기도 △전장 4930㎜ △전폭 1865㎜ △전고 1470㎜ △휠베이스 2845㎜로,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 5㎜씩 늘어났다. 이 때문인지 동일한 휠베이스에도, 앞쪽 오버행이 약간 길어진 느낌이다.

중앙에 자리 잡은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이 브랜드 정체성을 부각시킨 전면부에는 볼륨감 넘치는 후드, 낮과 밤 모두 점등되는 가로라인 LED 주간주행등이 강인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또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위치를 하향 조정해 시각적 무게중심을 낮춰 한층 향상된 안정감을 확보했다.

독창적인 사이드 캐릭터라인이 후드에서 리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측면부는 그랜저IG만의 역동적이면서도 볼륨감 넘치는 모습을 완성했다. 후면 디자인의 경우 수평으로 이어진 LED 리어 콤비 램프가 강인하고 웅장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좌우를 가로지르는 크롬 가니쉬로 입체감도 강조했다.

한편, 인테리어는 수평형 레이아웃과 넓은 공간감을 바탕으로 사용자 편의 중심의 공간을 구현해 보다 깔끔하고 단정했다. 여기에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크래쉬패드 상단부를 낮춰 넓은 시야를 확보했다.

또 디스플레이 화면과 조작버튼 영역을 서로 분리하고, 조작부 내 멀티미디어와 공조버튼은 상하로 나눠 편의성을 강화했다. 다만 아날로그시계 부착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다.

◆그랜저DNA 이어받은 주행…안정적 '현대 스마트 센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마치 시동이 걸리지 않은 것처럼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밟아 본격적인 주행이 시작되면 그동안 준대형 세단으로서 갖춰왔던 주행감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그랜저IG는 조용하면서도 부드럽게 달려 나갔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가솔린 람다Ⅱ 개선 3.0 GDi 엔진과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m의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복합연비는 10.1㎞/ℓ(18인치 타이어 기준).

주행도중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 휠을 채택해 저속에서 조향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물론 고속주행 시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큰 힘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가속페달에 힘을 줘 속도를 한층 높이자 상당한 높은 안정감과 함께 부드럽게 가속된다. 반면,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그랜저IG는 스포티한 엔진음과 함께 상대적으로 치고 나가는 가속 능력이 향상된 느낌이다.

도로 곳곳에서 경사 주행 및 코너링 테스트를 실시해봤다. 생각보다 매끄러운 주행, 코너링에서도 쏠림이나 차체 안정성에서 손색이 없다. 60~80㎞/h 속도로 달리는 주행에서 만난 굽이치는 도로도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빠져나갔고, 곡선 내리막 코스에서도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편이다.

여기에 고속에서도 핸들링이 정교하고 매끄럽게 이뤄졌으며, 거친 노면 충격도 흔들림 없이 잘 흡수해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고속 차선 변경에도 쏠림현상이 제한적일 만큼 차체 흔들림도 없는 편이다. 끼어드는 차량만 아니면 속도를 더 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안정감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최근 다양한 차량에 장착되는 '지능형 안전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인상적이다.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이 이탈될 경우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이를 차단해줬으며, 사각지대에 있는 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차선을 변경하려 하면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시스템이 경고를 해줬다.

120여㎞의 주행을 마친 후 확인한 실연비는 11.2㎞/ℓ. 고속도로 주행이 많았지만, 급가감속 주행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공인연비(10.1㎞/ℓ) 수준 이상의 연료 효율성을 자랑했다.

기존 국내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브랜드까지 혈전에 가세한 준대형 세단시장에서 그랜저IG가 '왕좌'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