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21 17:49:30
[프라임경제] 롯데제과(004990) 등 4개 계열사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연대가 지난 1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이어 21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했다.
장 실장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국내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한 경제학자인 만큼 롯데 분할합병의 부당함을 강조하고 당국의 관리감독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이성호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대표는 탄원서를 통해 "롯데그룹 4개사 분할합병안은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몇 가지 문제가 있고 롯데쇼핑(023530)을 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005300), 롯데푸드(002270) 등 3사 주주에게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롯데쇼핑 합병비율 산정과 롯데 측의 조직적인 언론사 압박 정황, 신동빈 회장의 지나친 사익추구를 문제 삼았다.
먼저 롯데쇼핑이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은 주가 대비 260% 이상의 합병가액을 인정받은 것이 롯데리아, 롯데카드, 코리아세븐 등 비상장계열사의 '몸값 뻥튀기' 덕분에 가능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비상장법인들은 시장에서 불특정다수의 평가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롯데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미래의 성과)를 가중 산출하는 '본질가치평가'를 적용했다"며 "수익가치를 평가하려면 점유율과 브랜드평판, 매출증가율, 경영진 마인드 등 수많은 항목을 고려해야 하는데 해당 업체들은 다소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업종 2~3위권 브랜드로서 경쟁이 치열한데 경기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실적 부담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중국 등 해외사업에서 상당히 고전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보는 롯데쇼핑의 가치는 이번에 롯데가 평가한 것과 4배 이상의 괴리율을 보인다"며 "그런데도 롯데는 법원이 주주총회 의결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고 객관적인 평가를 거쳤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분할합병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지주사 설립 같은 대형이벤트는 계열사들의 경영사정이 정상화된 이후에 진행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롯데의 언론사 압박 및 소액주주 탄압에 대한 토로도 이어졌다. 연대는 이달 초 조선일보 등 유력 일간지를 통해 분할합병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1면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었지만 집행 직전 무산됐다.
이 대표는 "광고비를 전액 입금한 상황에서 갑자기 언론사 관계자가 '신동빈 회장의 이름이 들어있어 임원결재가 필요하다'고 하더니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면서 "다른 신문사들도 '롯데의 간곡한 부탁과 오랜 광고주와의 인연이 있어 곤란하다'고 거절해 절망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롯데 소액주주들이 모인 SNS 모임에는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소액주주를 직접 찾아왔었다는 글이 올라와 일부 회원들이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액주주 A씨는 "오후에 롯데칠성 직원분이 집에 다녀갔다"며 "강요는 없었고 내용을 알고 있는지 상황설명 겸 왔다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하라고 했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주주총회를 일주일여 앞둔 민감한 시기에 임직원들이 소액주주의 자택까지 방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롯데 측은 "일상적인 업무의 일부"라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 관계자는 "어느 회사든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주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의무"라며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거나 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