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009540)이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서 결국 중국 업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선사 CMA-CGM은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총 9척에 대해 중국 2개 업체와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2만2000TEU는 현재까지 건조된 컨테이너선 중 최대 규모다.
9척의 수주 총액은 14억4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국내 빅3 업체들이 모두 참가했으며, 이 중 현대중공업은 막판까지 중국 업체들과 경합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수주를 예상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CMA-CGM으로부터 지난 2015년 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경험 등 신뢰관계가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으나, 결국 중국 업체에 밀려났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국에 바짝 따라잡았던 수주량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양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은 총 28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의 수주를 따내 290만CGT를 기록한 중국을 코앞까지 쫓았으나, 이번 패배로 다시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에 비해 선박의 가격은 다소 높아도, 기술적인 면에서 한 발짝 앞서 있다는 평가를 들으며 전 세계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번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은 벙커C유와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가 모두 사용되는 이중연료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최첨단 선박으로, 기존 한국 조선사들이 강세를 보였던 글로벌 해운사들이 중국 업체를 선택한 것에 대한 충격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선가가 선박당 1000만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아무리 수주가 급해도 수익성이 나지 않는 저가 수주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업계는 자국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가의 80~90%의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어 발주 여력이 부족한 컨테이너 선사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가격을 제외한 기술력 부분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많이 따라왔다고는 하지만 친환경·스마트 기술 등 최신 기술에서는 아직 차이가 있다"며 "하반기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의 발주가 늘어나면 한국 조선사들에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