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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언'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의 '선택약정 25% 소급적용'

담당과 "강제할 법 근거 없어"…시민단체들 "국민 기망" 지적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8.21 16: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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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선택약정할인율 25% 적용을 사실상 신규 가입자에 한정한 데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적 기대를 모은 새 정부의 '통신 기본료 1만1000원 폐지' 공약이 후퇴를 거듭해 실제 수혜자가 적은 대안만 남았다는 지적과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국민을 기망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2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에 '오는 9월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해 시행한다'는 내용의 행정처분 문서를 통보했다.

논란이 된 제도 적용 범위는 사실상 시민단체 등 기대보다 축소되는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와 추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과거 기존 고객도 위약금 없이 할인율 인상, 지금은 "법 미비"

앞서 시민단체들은 '새 선택약정할인(25% 요금할인)'을 신규가입자는 물론 기존가입자에게도 위약금 등 불이익 없이 적용, 즉 소급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15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현 과기정통부)는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한 차례 인상한 바 있다. 

당시 미래부는 기존 12% 요금할인 가입자도 신청하면 위약금 없이 재약정해 요금할인율을 20%로 올려줬는데, 시민단체들은 이번에도 기존 가입자까지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16일 이들 단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가입자에게만 적용할 경우 약 1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기존 가입자는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결국 기본료 폐지와 그에 상응하는 통신비 인하를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아무런 통신비 인하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행정처분 내용을 설명하며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들의 경우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통신사에 신청해 재약정을 해야하며 기존 약정의 해지에 따른 위약금도 발생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과기정통부는 5%포인트 추가 요금할인 혜택이 기존 가입자까지 소급적용되지 않고 위약금이 발생되는 이유로 법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을 들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행법 상 기존 가입자에 대해 요금할인율을 상향하도록 통신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으며,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할인율 조정, 위약금 부담 경감 등의 조치는 통신사들의 자율에 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신사들과의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서 기존 가입자들의 약정 해지 및 재약정에 따르는 위약금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유영민 장관, 소급적용 강조해 기대감만 높여 '혼란 가중'

과기정통부 실무진이 '법'을 소급적용 불가의 근거로 제시한 가운데 앞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이와 배치되는 주장을 계속해와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가 이통 3사에 행정처분 문서 발송사실을 밝히기에 앞서 유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가입자도 위약금 등 없이 25% 할인율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소급적용하겠다는 의지를 강력 피력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당시 유 장관은 "이동통신 3사가 선택약정할인 20%를 적용할 때도 (기존 가입자까지) 다 적용했다"며 "앞서 12%에서 20%로 인상했던 것과 (적용범위를) 똑같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담당과에서 결국 "법 기반이 없어 사업자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유 장관의 발언이 허언이 된 셈이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양환정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유 장관의 소급적용 발언과 관련해 "장관의 정책적 의지라고 이해해 달라"며 '시행 가능성'보다 '의지'라는 데 무게를 둬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담당과에서는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을 통신비 절감 대책 중 하나로 마련할 때부터 기존 가입자 소급 적용이 쉽지 않다고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유 장관이 '기존 가입자 소급적용'을 대외적으로 강조한 것을 놓고는 두 가지 추측이 나온다.

하나는 실무진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무진과의 소통으로 법 기반이 미비하다는 것을 인지한 후에도 본인의 구상만 섣불리 밖으로 알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과기정통부가 국민을 기망했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소비자시민모임,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여섯 개 통신 소비자·시민단체는 21일 서울시 중구 소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과기정통부의 행정조치에 반기를 들고, 당초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의 취지를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추가적이거나 새로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과기정통부는 6월 말 국정기획위가 대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권한이 없음에도 많은 가입자에게 혜택을 줄 것처럼 소비자를 기망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가 25% 요금할인으로 "500만명이 추가로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보고 연간 1조원의 추가 통신비 인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연간 1조원의 인하 효과가 나오기 어려운데, 이에 대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며 "성과 부풀리기는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통신비 대폭 인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았던 반면 이통 3사는 탐욕과 꼼수로 지연시키고 대통령 주요 공약으로 통신비 인하가 있었는데 과기정통부로 이 사안이 넘어오면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고 알맹이 없는 정책이 됐다"며 통신비 대폭 인하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