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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과 9일 만에…'가습기 가해자' 홈플러스·롯데마트 감형

피고인 전원 1심보다 형량 줄어 '대법원 간다'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17 18: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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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법원이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방조하고 묵인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대형마트 관계자들에 대해 17일 무더기 감형이 선고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한 지 불과 9일 만이다.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여당이 더 강력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가해자들의 죗값을 일부 덜어준 셈이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식 또는 무지는 죄가 아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에게 1심 형량보다 1년 적은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과 법규관리팀장을 지낸 이모씨 등도 징역 4년형을 받아 1년씩 감형됐다.

역시 1심에서 금고 4년을 선고받은 홈플러스 일상용품팀장 조모씨는 금고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석방됐으며, 금고 3~4년형이 내려졌던 롯데마트 상품2부문장과 일상용품팀장, 외국계 컨설팅업체 팀장도 금고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항소한 가해자 대부분이 형량을 깎는 데 성공한 셈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앞서 2006년과 2004년 각각 용마산업에서 제조한 가습기살균제를 PB상품으로 납품받아 판매했고 이 제품에는 참사 원인 물질 중 하나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이 들어 있었다.

이들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 가운데 각각 41명,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16명,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의 허위 및 과장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가 적용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가 유죄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제도적 미비점'과 '당시 유해성을 알지 못했음'을 감형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은 인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성분으로 살균제를 제조,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상해를 입거나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또 "피고인들은 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 안전을 외면하고 옥시 제품과 비슷한 상품을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으며 그 결과 회사와 제품 라벨 표시를 믿고 쓴 다수의 소비자가 사망하거나 중한 상해를 입는 끔찍한 결과가 발생했다"고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해당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피고인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시중 제품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간과했지만 그럼에도 1심 형량이 과중하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대법원 상고 '역전재판' 될까

앞서 지난 1일에도 법원은 신현우,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 대표 등 8명에 대해 1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즉시 대법원 상고를 결정해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책임규명 의지가 얼마나 실현될 것인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피해자 가족들은 특검을 통한 재수사와 대통령 또는 총리실 직속 전담기구 구성 등을 강력하게 요청했었다.

특검에 의한 재수사가 실현될 경우 추가 혐의 확보를 통해 훨씬 무거운 형량이 확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