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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00일, 꼬이고 꼬인 '통신비 인하'

'선택약정할인 25%' 대다수 국민 대상 첫 통신비 절감 정책…이통사 반대 여전, 시민사회도 주시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8.17 14: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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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월 1만1000원 기본료 폐지'를 앞세웠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째, 통신 정책은 난항 중이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 방안 청사진을 제시하자 이동통신사는 소송을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시민사회는 '기본료 폐지보다 후퇴했다'고 저평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가 예정된 22일 전 이동통신 3사 CEO와 한자리에 모여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지난 16일 이통 3사에 '선택약정할인율 25% 적용을 9월부터 시행하겠다'는 행정처분 통보를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관과 이통사 CEO 면담 후로 미뤘다.   

선택약정할인율 5%포인트 인상안을 놓고 이통 3사는 매출 타격과 투자여력 악화를 들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필수재인 통신서비스 비용이 저렴해져야 한다며 신규 가입자를 넘어 기존 가입자까지도 인상된 선택약정할인율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본료 폐지 대신 '선택약정할인 25%' 부상…시민들 '불만족'

선택약정할인은 휴대폰 요금을 가입 약정 기간에 따라 일부 할인해주는 제도로,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이들을 위해 2014년 10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도입과 함께 마련됐다.

할인율은 지난 2015년 4월 한 차례 인상된 바 있다. 첫 시행 당시 12%였지만, 도입 6개월이 지나도록 가입자가 15만명 내외에 그치고 소비자들의 체감 가계통신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 이하 미래부)는 할인율을 20%로 인상했다. 기존 12% 요금할인을 받던 가입자도 신청하면 20% 요금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2년 이상 흐른 현재 새 정부는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선택약정할인율 25% 시행은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처음 거론한 통신비 인하 카드다.

본래 새 정부는 통신 공약 1순위로 기본료 폐지를 거론했다. 기본료 폐지를 지속 주장해온 시민단체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았다.

하지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를 위시해 알뜰폰사업자, 유통업자 등 관련 종사자들 반대가 거셌다.

이런 가운데 통신정책을 담당한 당시 미래부 통신정책국은 현재 가입자가 가장 많이 분포된 LTE 서비스에 기본료가 있냐는 질문에 "기본료 산출도 어렵고 때문에 LTE 기본료가 1만1000원이라고 동의하지 못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사업자 반대에 정부까지 부정적인 시각이라 LTE를 포함한 기본료 폐지 시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기획위는 결국 지난 6월 기본료 폐지에 한발 물러서 다른 통신비 절감 방안을 내놨다.

통신비 인하 과제를 단기와 중장기 두 부문으로 나눴다. 이 중 연내 추진되는 단기 대책에는 △취약계층 통신비 1만1000원 할인 △선택약정할인율 25%로 상향 △알뜰폰 지원대책 마련이 포함됐다.

시민단체들은 기본료 폐지가 포함되지 않은 데 비판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기본료 폐지가 흐지부지된 데 아쉽다는 반응이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새 정부가 내 놓은 통신비 절감 공약 중 가장 선호한 공약으로 기본료 폐지(58.1%)가 꼽혔고, 선택약정할인율 인상·보편요금제 출시 등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절감 대책에 대한 만족도는 30%에 그쳤다.  

◆선택약정할인 넘으면 보편요금제 또…사업자 반대 '산 넘어 산'

연내 추진키로 한 취약계층 통신비 할인은 연내 시행이 유력하다. 과기정통부는 전날 관련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에 들어갔다.

취약계층 통신비 할인 재원은 이통사가 부담키로 돼 이통사 반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통사가 전기통신사업법상 보편적 역무가 있는 만큼 이에 반박하기 어렵다는 시각들이 나온다.

다만 취약계층 통신비 할인은 특정계층 대상 정책이라 국민 대다수가 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키 어렵다.

반면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은 특정 계층 대상이 아니므로 대다수 국민 통신비 절감 효과가 가능한 새 정부의 첫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추진이 예정됐음에도 이통사는 시행 자체를 놓고 소송 등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행 효과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율 적용 대상 범위에 대해서도 신규 가입자만인지 기존 가입자도 포함하는 것인지 이통사와 정부 이견이 크다.

시민단체들은 전날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안도 기존 기본료 폐지 대비 후퇴한 방안"이라며 "이런 와중에 선택약정할인율 25% 적용 대상이 신규 가입자에만 해당된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유 장관은 "기존 가입자도 포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통사 합의가 불가피한 문제다.

한편 연내 취약계층 요금감면이나 선택약정할인율 적용이 시행되더라도 통신비 절감 중장기 대책에 포함된 보편요금제 도입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 3만원대 요금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에 기본 데이터량을 1GB가량으로 늘려 2만원대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다만 법제도 기반이 미비해 새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에 대해 "단순히 2만원대 요금제 하나만 출시하는 게 아니고 전반적인 요금체계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통사는 이에 대해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라고 반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