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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언론압박 의혹 "공정위서 가린다"

유력 신문들 "롯데가 요청" 소액주주 지면광고 '문전박대'?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16 16: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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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주회사 설립 계획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오는 29일 △롯데제과(004990) △롯데쇼핑(023530) △롯데칠성음료(005300) △롯데푸드(002270), 4개 회사의 분할합병안 주주총회 소집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롯데가 주요 신문사들을 압박해 소액주주들의 입장 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주장이 변수가 됐다. 롯데소액주주모임연대(대표 이상호)는 14일 이 같은 의혹을 들어 신동빈 회장과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고발했다.

롯데지주 설립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법원과 국민연금에 이어 공정위까지 번진 셈이다.

◆29일 주총 전까지 공세수위 높일 듯

박근혜 정권 뇌물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권 확보가 절실한 처지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 이어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발목이 잡혔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56명의 소액주주가 모여 지난달 구성한 단체인데, 지난 11일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앞으로 보냈다.

국민연금은 분할합병 대상인 4개 기업의 지분을 각각 6~12% 이상 보유한 대주주다. 분할합병이 오너일가를 제외한 주주들에게 손해가 되는 결정인 만큼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주길 주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연대는 사흘 만인 14일 공정위 고발장 접수로 공세를 이어갔다.

연대 측은 "이달 4일자로 유력 일간지인 C신문 1면 하단에 롯데그룹 4개사 분할합병 반대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다"며 "광고비 6700여만원을 전액 입금했지만 롯데가 거대 광고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언론사에 압력을 넣어 예정됐던 광고 집행이 돌연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또 "광고를 싣기 위해 다른 중앙일간지 두 곳을 추가로 섭외했지만 이들도 '롯데그룹의 사전요청'을 이유로 거절했다"며 "이달 29일 분할합병 논의를 위한 주주총회를 앞둔 와중에 소액주주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치졸한 갑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언론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혀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사전 조율을 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지주사 설립은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적으로 제시했던 경영과제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일각의 주장과 달리 분할합병 대상 계열사들의 가치평가는 외부 기관을 통해 수차례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한 만큼 특정 주주에게 이득이 되거나 손해를 입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후는 신동주? '전략적 제휴' 기정사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투명성 확보를 내세워 지주회사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당초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지주사 전환이 유력했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얽히면서 '플랜B'격인 롯데제과 등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으로 방향이 바뀐 것이다.

문제는 '유통명가' 롯데의 심장부인 롯데쇼핑의 실적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었다. 분할합병이 이뤄질 경우 다른 3개 계열사 특히 롯데제과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할합병 이후 롯데지주(가칭)가 롯데쇼핑 지분 약 18%을 보유하게 돼 나머지 3개 기업의 투자부문 가치는 롯데쇼핑의 사업회사의 그것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른 기업은 영향력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유리할 수 있지만 롯데제과의 경우 성장성이 큰 해외자회사가 지주사로 편입돼 순이익에서 200억원 정도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8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전년 대비 49%나 급감하며 실적쇼크에 빠졌다. 주력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영업부진이 겹친 탓이었다. 그나마 롯데하이마트와 홈쇼핑, 편의점이 선방했지만 공정위가 최근 유통업계 '갑질' 근절을 내세워 예의주시하고 있는 터라 단숨에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롯데지주의 몸통이 될 4개 회사의 투자부문 합병가액을 들여다보면 롯데쇼핑의 몸값은 다른 3개사에 비해 상당히 높다.

지난 2일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 기업별 투자부문 합병가액은 △롯데제과 7만7435원 △롯데쇼핑 82만8430원 △롯데칠성음료 180만764원 △롯데푸드 79만7680원으로 각각 산정됐다.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소식이 전해진 4월19일 롯데제과 종가는 19만3000원이었고 △롯데쇼핑 22만4500원 △롯데칠성 143만원 △롯데푸드 63만원이었다. 이를 각각 합병가액과 비교하면 롯데칠성과 롯데푸드는 각각 25%, 26% 정도 높게 책정된 반면 롯데제과는 –61% 저평가됐고, 롯데쇼핑은 269% 이상 고평가됐다. 

연대 측은 "롯데쇼핑의 심각한 사업위험을 나머지 3개사 주주들에게 떠넘기려는 경영진의 얄팍한 술책"이라며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신설은 특정주주, 특히 신동빈 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희생과 손해를 강요하는 부당한 경영행위"라고 큰 소리를 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주장이 앞서 5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주장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신 전 부회장은 법원에 주주총회 결의금지 및 회계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최근 이를 기각했다. 그런데 법원 결정 직후 소액주주들이 같은 논리로 다시 신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 내부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보조를 맞추고 있음을 기정사실로 본다는 전언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 관계자는 "소액주주연대가 내놓은 주장이 신 전 부회장 측 논리와 완전히 판박이"라며 "양측이 전략적 제휴관계라는 정황이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안다"고 응대했다.

한편 롯데소액주주연대가 개설한 SNS 모임에는 최근 신 전 부회장이 운영하는 SDJ코퍼레이션과 전략적 제휴를 알리는 공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소액주주연대 고문으로 위촉하고, 재정지원을 포함한 공동 대응 방안이 포함됐다.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던'형제의 난'이 일부 소액주주의 이익과 맞물리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