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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와 노 젓던 혼다코리아, 문제는 부실한 배

'CR-V·어코드' 주력 모델 잇단 악재…국내 경영진 방만 경영 문제 지적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8.16 1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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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그동안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보인 것은 물론, 디젤을 앞세운 독일브랜드들에게 속수무책 당했던 일본브랜드들이 활로를 뚫고 있다.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 일본브랜드들이 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최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의 점유율 합은 22.5%. 일본브랜드들이 점유율 2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26.5%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이다.

전체 수입차시장의 30%를 책임지던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질주가 저지당하자 일본브랜드들이 활기를 찾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브랜드들이 지난 2014년 10.85%이었던 점유율이 지금은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디젤에 대한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곱지 않은 상황에서 친환경 모델을 앞세워 거침없이 전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어느 하나의 브랜드에 쏠리지 않고 모든 브랜드가 골고루 성장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본다면 향후 독일브랜드들에 버금가는 강자로 급부상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혼다코리아가 예기치 못한 연이은 악재로 위기에 몰렸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신차 부식 논란이 번지는 'CR-V' 모델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물론, 또 다른 주력모델 '어코드'가 리콜 철퇴를 맞은 탓이다.

CR-V는 온라인 동호회 등에서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임에도 차량 곳곳에 부식 흔적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어코드는 배터리 센서에 수분 등이 들어가 부식될 수 있으며, 배터리 센서가 부식될 경우 합선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국토부가 리콜을 명령한 상황인데 리콜대상은 7354대에 이른다. 

이처럼 주력 모델의 잇따른 악재로 판매를 장담하기 어렵게 되자 일각에서는 혼다코리아가 어렵게 다시 얻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놓치며 힘들게 벗어난 부진에 다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혼다코리아는 2009년부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었다. 국내 수입차시장 상륙 5년 만인 2008년에는 1만2356대(점유율 20.04%)를 판매해 수입차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까지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왔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혼다코리아가 디젤모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수입차시장 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채 가솔린모델만을 고집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제때 반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또 '국내시장에 별다른 투자 없이 이익만을 취하려는 본사의 경영방침'이나 '국내 경영진의 방만 경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극심한 판매부진이 몇 년째 이어졌지만 딱히 회사 내부적으로 계획, 대처방안 등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찾기 힘들었던 탓이다. 

문제는 이 같은 행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 지난 1월 혼다코리아는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한국 내 판매망 확대는 여전히 생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못 박았다.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가 대도시 위주로만 있고, 그 수가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데도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추후 혼다의 판매량이 늘어나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혼다코리아의 경우 극심한 판매부진을 몇 년째 이어오다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브랜드가 국내시장에 활동하면서 별다른 맞춤형 전략이 없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보는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며 "경쟁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런 와중에 혼다코리아는 "올 뉴 CR-V에 발생한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파악 중"라며 "신차에 녹이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현재 보유 차량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응대했다.

덧붙여 "부식 결함의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본사와 협의해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해당 모델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