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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메리칸 럭셔리' 캐딜락 CT6 "타의 추종 불허하는 완벽 주행"

브랜드DNA 담은 웅장한 디자인…아쉬운 연비 '경쟁력 부족'

전훈식 기자 기자  2017.08.14 14: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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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함(旗艦)'으로 불리는 '플래그십(Flagship)'은 자동차업계에선 모든 역량이 집중된 브랜드 얼굴이자 품격·정체성을 대변하는 최상급 모델을 의미한다. 플래그십 모델에는 브랜드 고유 디자인 및 기능은 물론, 철학이나 경영·마케팅 방향까지 모두 녹아 있다. 이에 캐딜락 역사가 고스란히 반영된 CT6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시작된 디젤 여파가 계속되면서 가솔린엔진 탑재 모델이 높은 판매를 끌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연료별 신규등록대수에서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솔린 비중(44.7%)이 디젤(43.9%)을 넘어서면서 디젤 승용차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국내 수입차시장을 장악하던 독일산 브랜드 올해 판매(7월 기준)가 전년대비 7% 감소한 반면, 미국산 브랜드 판매는 12.7%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캐딜락의 경우 올 상반기 109% 증가한 823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 5~6월 2개월 연속 2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과연 최근 높은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캐딜락이 어떤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지 캐딜락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인 CT6를 통해 살펴봤다. 코스는 일산(라페스타)을 출발해 자유로, 올림픽대로 등을 거쳐 수원 KT위즈파크를 왕복하는 총 120여㎞ 거리다.

◆풍부한 플래그십 세단 존재감에 다이내믹한 감성 '가미'

전통적 캐딜락 특징인 웅장함과 역동적인 바디라인을 충분히 담고 있는 캐딜락 CT6(이하 CT6)는 대형세단 특유 길고 낮은 차체비율과 역동적인 라인, 그리고 날카롭게 각이 선 굵은 디자인 등으로 풍부한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어필했다.

무엇보다 차체크기가 △전장 5185㎜ △전폭 1880㎜ △전고 1450㎜ △휠베이스 3109㎜에 달하면서 강렬한 존재감이 나타냈다. 전폭은 경쟁 브랜드에 비해 다소 좁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전장은 경쟁 플래그십 롱 휠베이스 모델들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긴 편이다.

전면부에선 브랜드 품격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킨 그릴과 버티컬 타입 시그니처 라이트가 눈에 띈다. 특히 종 방향으로 길게 자리 잡아 바라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매력을 갖춘 '시그니처 라이트'엔 간접 조명 방식 LED 다기능 헤드램프를 장착해 일반 램프보다 더욱 뛰어난 조도와 라이팅 효과를 발휘한다.

측면 디자인의 경우 프론트 펜더 후면 엠블럼과 차체 하단을 가로지르는 크롬 몰딩 외에는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더하지 않아 당당함과 여유로운 감성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고유 엣지감과 명료하게 다듬은 디자인 요소들이 더해진 후면부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풀 사이즈 세단으로서의 격을 어필했다. 브랜드 고유 세로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체격에 비해 좁게 보이긴 하지만, 고유 직선을 더해 우수한 균형감과 캐딜락이 추구하는 다이내믹한 감성을 살렸다.

한편, 장인 정신이 깃든 디테일로 완성된 실내는 우아하고 넓은 공간을 확보한 것은 물론, 품격과 자부심을 오감으로 전하기 위해 감촉이 뛰어난 천연가죽과 고급원목 등 특수소재가 대거 사용됐다.

한층 대담하면서도 섬세해진 센터페시아는 다수 버튼들이 모두 터치방식으로 구현되면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업계 최초' 캐딜락이 전자 후방시계를 300% 증가시킨 '리어 카메라 미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뒷좌석 탑승객이나 짐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기존 룸미러와는 달리, 풀 컬러 디스플레이로 차량내부 장애물을 없앤 완전한 후방시야를 연출한다.

또 CT6 전용으로 튜닝된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34개 스피커로 탑승자 전원에게 차량 안에서 콘서트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고품질 사운드를 전달했다.

◆공차 중량 1950㎏까지 감소…에너지 효율 극대화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기 위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조용한 떨림이 탑승자를 맞이한다. 조용하면서도 깔끔한 엔진소리가 귀를 사로잡는 게 가솔린엔진 특유 정숙성을 기대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적당한 수준이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자 CT6가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단 본격적인 가속을 시작한 CT6는 한 번 붙은 속도에서 나오는 묵직함과 치고 나가는 역동적인 힘이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묘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물론 차체 크기만큼 무게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키고자 혁신적인 신소재 적용과 더불어 오메가(Omega)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공차 중량도 1950㎏까지 감소시켰다. 차체 64%에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해 접합 부위를 최소화했으며, 약 20만회에 육박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볍고도 견고한 바디 프레임을 완성, 차급을 파괴하는 혁신을 선보인 것이다.

여기에 CT6에 장착된 3.6ℓ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첨단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해당 엔진은 일정 조건에서 6개 실린더 중 4개 실린더만 활성화시키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경제성과 에너지 효율까지 확보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자 스포츠 세단처럼 힘을 끌어올리며 순식간에 110㎞/h까지 무난하게 올라간다. 체감속도가 80~90㎞/h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8단 자동변속기의 영향인지 엔진회전수도 웬만해선 3000rpm을 넘지 않았다.

물론 역동적인 주행에도 도로에 딱 붙은 느낌으로 노면 충격을 흡수했으며, 코너링에서의 핸들링 역시 민첩했고 부드러운 편이다. 코너를 돌 때 속도를 높여도 밀림이나 쏠림현상도 없고, 오히려 강한 접지력이 인상적이었다.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았고, 속도감있게 스피드를 즐기는 등 전반적인 주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 승차감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1/1000초 단위로 노면 상태를 감지해 각 바퀴 진동 감소 능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흔들림을 줄이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확보했다.

총 120여㎞의 시승코스를 주행한 CT6 연비는 8.0㎞. 공인연비(8.2㎞/ℓ)에 미치지 못했지만, 급가감속 주행과 과격한 코너링 등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준이다. 다만 연비 자체에 있어 경쟁력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