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7.08.10 08:47:49
[프라임경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과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 880여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들은 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공동명의로 '3중고에 휘둘리는 위기의 자동차부품산업계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을 법원과 정부의 정책적 판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최근 생산·수출 실적 등을 근거로 한국 자동차산업 위기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아울러 법원이 노조 측 주장을 받아들여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업계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422만8509대)이 전년대비 7.2% 줄어들면서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내려앉았다. 또 10년 넘게 독일·일본에 이어 3위를 지켰던 수출도 멕시코에 내준 상태.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132만1390대)도 2009년(93만8837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 판매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등의 여파로 1년 전보다 무려 40% 이상 급감했으며, 내수 판매 역시 4% 감소해 증가세가 3년 만에 꺾였다.
결국 수출과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완성차 매출액 절반에 가까운 부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 협력부품업체도 매출액 감소 및 가동률 저하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오는 17일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통상임금과 관련해 "'통상임금 신의칙'은 하급심에서 일관성있게 적용되지 않아 기업들은 법적리스크를 떠안은 채 경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당장 기아차가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우발적 채무 발생으로 추가 차입을 고려할 만큼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협력업체 대금결제 등 현금 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중소 부품 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상여금 제도를 운영중인 중소 자동차부품산업계에 심각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입장이다. 노사간 소송분쟁과 더불어 소송결과에 따라 추가 인건비 부담리스크에 노출될 뿐 아니라 경쟁력 저하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또 완성차사 임금수준이 중소 부품업체 평균임금 2배가 넘는 상황 속에서 협력부품업체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며, 이로 인해 악화될 노사관계까지 우려했다.
한편,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 대해서도 "연착륙 방안이 없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 부품업체와 자동차산업 근간인 뿌리산업계(도금·열처리·주물·단조·금형·사출 등) 생산차질 및 인건비 증가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동차산업은 한 나라 경제력·기술 수준을 대표하고, 부품·소재 등 연관산업과 고용 유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정부·국회·법원이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문제 등의 사안에 대해 신중한 정책 결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