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이 경찰과 검찰의 경찰이 투트랙 수사로 규명될 가능성이 커졌다. 참여연대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데 이어 앞서 관련 의혹을 추적해온 경찰이 7일 이 회장의 자택 관리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해당 사무소에는 삼성에서 파견된 직원 상당수가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져 삼성이 직원들을 오너일가의 집사처럼 활용했다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 오너 자택관리도 삼성직원이…또 다른 논란?
경찰은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공사대금 수백억원이 수상한 방식으로 건네진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 등 계열사가 공사대금을 대납하면서 공사업체에 세금계산서 미발급을 요구하는가하면 차명계좌를 통해 발행한 수표가 지급된 것 등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이건희 회장 일가 자택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해 공사·회계자료, 대불지금 관련 내역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업무상횡령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5월 이 회장 자택 공사를 담당한 건축설계회사 K사를 압수수색해 계약서와 입금내역 등을 확보한 바 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 대해서도 영종도 호텔 공사비 일부를 자택 공사에 쓴 단서를 잡아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자택 공사 역시 K사가 수주했으며 다른 재벌가 공사도 다수 수주한 업체였음을 감안하면 수사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이 오너일가에 대해 직접 강제수사를 단행하면서 삼성은 대응 역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녹록하지만은 않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계기로 불거졌던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및 차명계좌 논란이 10년 만에 경찰은 물론 검찰의 추가수사 착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재용 징역 12년 구형…삼성 대응력 분산되나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 경찰이 한남동 자택공사를 중심으로 관련 의혹을 파헤치고 있으며, 삼성은 공사대금 일부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차명계좌에서 동원됐음을 인정하기까지 했다.
과거 김용철 변호사 폭로 이후 조준웅 특별검사팀(삼성 특검)은 2008년 이건희 회장과 삼성이 운용한 차명계좌 1199개를 적발한 바 있다. 특검을 통해 차명계좌의 존재는 입증됐지만, 이 회장은 이를 상속 재산이라고 해명했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포착된 계좌는 당시 수사에서 나오지 않은 것들로 이건희 회장이 특검 이후에도 다수의 차명계좌를 운용해 개인적으로 유용한 셈이 된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이건희 회장에 대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및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참여연대 측은 "이 회장이 불법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자금세탁을 위해 차명계좌에서 수표를 발행해 썼다는 의혹이 있다"며 "재벌총수일가의 횡령·배임으로 조성된 비자금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부회장까지 뇌물공여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1심 선고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대응할 화력이 분산되는 것은 달갑잖은 구도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또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박상진 전 사장 등에는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삼성은 이날 별도의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부회장 선고를 앞두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