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삼성 이건희 비자금, 10년 만에 추가수사 '임박'

참여연대 3일 고발장 제출, 이재용 1심 구형 시점과 맞물려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04 11:54:1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비자금, 차명계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10년 만에 추가수사 착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3년이 넘은 시점이지만 최근 경찰 수사에서 한남동 자택 공사와 관련해 석연찮은 대목이 포착된 데다 결제된 대금 일부는 '출처불명'으로 확인된 탓이다.

심지어 삼성은 문제의 수표들이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임을 인정해버렸다.

앞서 지난 5월 한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에 따르면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 공사 관련 21건의 지불거래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수표가 사용됐다. 중요한 것은 삼성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일부는 과거 삼성 특검에서 확인된 수표들이지만 나머지 일부는 '확인 불가능한 계좌'에서 발행됐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 스스로 차명계좌 존재를 인정한 것이며 과거 검찰 수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계좌들이 다수 있음을 확인시킨 셈이 됐다.

사실이라면 이 회장은 다수의 차명계좌를 통해 자금을 관리해왔고 해당 계좌들에서 찍은 수표를 자택 공사 등 개인 생활비로 쓴 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이른바 '삼성그룹 비자금 폭로'에 나서자 조준웅 특별검사팀(삼성 특검)이 구성돼 이듬해 차명계좌 1199개를 적발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비자금 조성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고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 속에 이 회장을 무혐의 처리했다.

참여연대는 다시 불거진 '이건희 비자금'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확한 혐의명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및 금융실명법 위반이다.

이날 참여연대 측은 "이 회장이 불법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자금세탁을 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만들어 수표를 발행했고 이를 자택과 삼성서울병원 공사대금으로 썼다는 의혹이 있다"며 "재벌총수 일가의 횡령·배임의 산물인 비자금으로 조성된 차명 금융거래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출처불명의 뭉칫돈이 횡령·배임으로 빼돌린 회사 돈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을 정당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 세탁했다면 범죄은닉규제법 위반이 성립된다. 5억원 이상 횡령·배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범죄에 해당하고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차명계좌 개설 자체도 문제다.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불법재산의 은닉 또는 자금세탁 등을 위해 다른사람 명의로 금융거래를 할 경우 역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와병 중인 이 회장마저 오래된 치부를 들키면서 삼성에 드리운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4일 52회 공판기일을 끝으로 오는 7일 결심공판에 나설 계획이다. 5개월여에 걸친 삼성의 뇌물공여 재판이 첫 장을 마무리하는 셈이다.

특검팀의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공판 전 마지막 심리에서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관련 사실관계와 이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