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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금호아사이나, 공정위 도마 오른다

1일 금호산업 인수 편법동원 의혹 조사 결정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8.01 17: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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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갈 길 바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 회장 앞에 '공정위 조사'라는 거대한 돌부리가 등장했다. 1일 '한겨레'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금호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요청 두 달 만에 움직인 공정위

지난 6월 경제개혁연대(개혁연대)의 조사 요청 이후 두 달여 만에 나온 결정이다. 공정위는 이날 개혁연대 측에 '해당 사건을 제보로 접수한다'며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조사를 요청한 경우 공정위 내부규정에 따라 신고접수가 아닌 제보로 접수한 뒤 조사에 나설 수 있다.

핵심은 박삼구 회장이 숙원사업인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계열사 자금을 편법적으로 동원했는지 여부다.

앞서 개혁연대는 지난 5월23일 발간한 경제개혁리포트를 통해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금호홀딩스를 비롯한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이사회 결의 및 공시의무 위반 등 공정거래법을 어긴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고 공정위에 조사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개혁연대가 주목한 것은 지난해 금호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끼리 주고받은 966억원 상당의 뭉칫돈이었다. 첫째는 1000억원 가까운 현금이 계열사를 오가는 과정에서 공시나 이사회결의를 거치지 않은 점이다.

◆금호그룹 "상황 지켜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가 일정금액(자본총액 또는 자본금 중 큰 항목의 5% 또는 50억원) 이상을 빌려줄 때는 공시와 이사회 결의 의무가 있다. 금호산업은 총 387억원을 조달해 여기에 해당됐지만 흔적이 없는지라 '금액 쪼개기' 등 편법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은정 개혁연대 정책위원은 "2009년 12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계열사들이 금호산업 CP를 공시의무가 없는 소액으로 여러 번 나눠 거래를 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기준선인 50억원 이하로 쪼개서 조달했을 수 있는데 명백한 편법이므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법에 따라 금호산업이 주요주주(지분율 46%)인 금호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했을 때는 금액과 무관하게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역시 이사회가 개입한 흔적이 없는 만큼 공정위 차원의 조사가 필요한 대목으로 꼽혔다. 

둘째는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다. 시중 금융권 대출에 비해 계열사들끼리 훨씬 낮은 이자율을 책정해 사실상 돈줄 노릇을 했다는 얘기다.

개혁연대에 따르면 같은 단기차입임에도 각각 800억원, 900억원을 빌린 대신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의 대출 이자율은 5%와 6.6~6.7%였다. 반면 금호산업 등 특수관계인은 2~3.7%, 대출자를 알 수 없는 기타 채권자가 정한 이자율은 1.5~2.0%에 불과했다.

요약하자면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에 반드시 필요한 △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타이어를 품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무리하게 동원했거나 동원하는 바람에 그룹 전체에 부담을 전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호그룹 측은 관련 차입금을 작년과 올해에 걸쳐 모두 상환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삼구 회장이 '마지막 퍼즐'격인 금호타이어를 두고 채권단과 신경전을 이어온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 대상이 된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탓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며 "개혁연대가 요청한 것을 공정위가 받아들인 것이므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30일을 '데드라인' 삼아 중국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을 상사시키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시민단체와 전현직 임직원,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중국자본 매각 반대 여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매각 성사 쪽으로 기울어진 무게추를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