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국 파타야에서 유명한 코끼리 쇼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코끼리들이 코로 축구하고 그림도 그리는 모습이 신기하고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난 뒤 코끼리들이 맞으면서 훈련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마음이 무척 불편해졌습니다.
자기방어나 생존이 아닌 이유로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동물 학대'는 항상 논란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동물은 재산권의 객체인 물건으로 보기 때문에 함부로 대했다고 해도 사람을 실형까지 선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연인을 소유물로 여기고 폭행을 가하는 '데이트 폭력'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신당동에서 만취한 한 남성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트럭을 몰고 여자친구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까지 담긴 데이트 폭력 영상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죠.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인에게 폭행당한 사람은 3만6000여명에 이르며, 이 중 사망자는 290여명인데요. 한 주에 한 명꼴로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네요.
문제의 심각성은 또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을 당한 사람들이 자신이 당한 것이 데이트 폭력인지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자사 회원 634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폭력 실태 조사' 실시한 결과 43%가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고, 15%가 '직접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는데요. 간접적 경험자의 과반수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63%)'고 고백했습니다. '연인 간의 자잘한 다툼이라 생각(30%)'해 방관했다는 것이죠.
피해 당사자의 38%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역시 '단순한 사랑싸움 중 하나라고 여겼다(21%)'거나 '내 잘못도 있다고 판단했다(21%)'고 합니다.
데이트 폭력은 크게 △감정적‧언어적 △신체적 △성적 △행동 제약성 △디지털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감정적‧언어적 데이트 폭력은 △화를 낼 것처럼 해서 데이트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게 한다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거나 외모, 성격 등을 비하한다 △주변에 나쁜 소문을 퍼뜨린다 등의 상황에 해당합니다.
신체적 데이트 폭력은 밀치기, 발로 차기 등 물리적 폭력을 쓰는 상황에 해당하며, 성적 데이트 폭력에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나 성적 행동을 강요하는 행동이 포함되죠.
행동 제약성 데이트 폭력은 친구나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하거나 옷차림 외모 등에 간섭을 하는 등의 경우이며, 디지털 데이트 폭력에는 SNS 친구 관계 등에 관여‧간섭하거나 각종 계정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몰래 보거나 공유를 강요하는 행위 등이 포함됩니다.
이처럼 많은 행동이 데이트 폭력으로 분류됨에도 처벌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어려운데요. 과거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연인 관계여서 합의를 거부하기 힘들고, 별도의 처벌 조항이 없어 피해자는 2차 피해 발생의 두려움으로 도망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죠.
치안정책연구소의 '데이트폭력의 실태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연인 간 폭력 범죄자의 평균 재범률은 76.5%에 달했는데요.
재범률이 높은 범죄임에도 피해자들은 중대한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피해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인식해 신고나 도움 요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이에 경찰청은 연인 간 폭력 범죄에 대한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하는데요. 신고접수 즉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가·피해자를 분리하고, 구속수사 등 엄정 수사를 실시합니다.
여기 더해 △신변보호 △보호시설 연계 △112 긴급신변보호대상자 등록 등 다수 보호조치를 상호 보완적으로 동시 활용하는 맞춤형 신변보호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도 마련될 예정인데요. 정부는 1일 오후 경찰청, 법무부, 국무조정실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긴밀한 협의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젠더폭력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트 폭력은 사소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사랑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명백한 범죄인데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건 발생 초기에 피해자 또는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