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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의 유혹' 증권사, 폭염보다 더 후끈한 고객 뺏기 경쟁

현금 지급에 최신형 자동차까지…투자자 주의 요망

한예주 기자 기자  2017.07.26 11: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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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경쟁이 치열하다. 증시 호조가 지속되자 각 업체별로 개인투자자 모집에 초점을 맞추며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

그러나 이벤트의 방향이 신규 고객 유치가 아나라 타 증권사 고객 뺏어오기에 집중돼 문제의 소지가 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이 고액의 경품이나 현금 등을 이벤트 상품으로 내걸며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가운데 관련 규제가 없어 소비자들 스스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대두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현재 대체입고 서비스를 활용한 경품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대체입고는 고객 요청이 있을 경우 기존 거래 증권사 계좌를 가격이나 수수료 변동 없이 타사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달 31일까지 다이렉트플러스 계좌로 타 사에서 대체 입고 후, 100만원 이상 주식거래가 이뤄진 고객을 대상으로 입고금액에 따라 최대 2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벤트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포시즌스 호텔 상품권도 선물한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1000만원 이상 주식을 순입고 한 후 100만원 이상 주식매매를 할 경우 1만원에서 50만원까지 현금을 지급한다. 9월 말까지는 주식 순입고 100만원당 경품쿠폰 1장이 발급되는 이벤트도 병행 중이며, 쿠폰 추첨을 통해 그랜저IG 1대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이 밖에 키움증권은 1억원 이상 타 사 대체입고 시 현금 10만원을 내줬고,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부터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모바일증권 '나무'로 대체 입고한 투자자에게 최대 100만원의 현금을 혜택을 줬다.

이 같은 대체입고 이벤트 경쟁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주식거래고객들이 신규 고객들에 비해 유치하기 쉬워 이 같은 이벤트들이 꾸준히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증시 호황으로 신규 투자자가 늘긴 했으나 1000만원 이하의 주식거래로는 가시적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타 사에서 고액 투자자를 빼앗기 위한 방법으로 현금이나 고액 경품 마케팅을 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은행사, 보험사와의 형평성을 위해 증권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한데 이어 경품고시가 폐지돼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산상 이익 제공은 영업행위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현금을 포함한 편의를 제공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재산상 이익 제공에 관한 사전보고의무와 한도규제가 폐지됐다. 단 금융투자회사는 재산상 이익 제공의 적정성 점검 관련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제공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내부통제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재산상 이익 제공 규제 완화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현상경품의 가액 및 총액 한도를 직접 규제했던 '경품고시'까지 폐지돼 사실상 경품 관련 제한이 없게 됐다"고 응대했다.

기존 경품고시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2000만원 상당의 경품제공만 가능했으나 작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이익 저해와 시장의 자율경쟁성 저지 이유로 경품고시를 폐지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간 투자자 선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으나, 사실 이벤트 경품 관련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영업행위의 자율성 측면에서 보장돼야 할 부분"이라며 "필요하다면 자본시장법이 아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현재 증권사의 경품 제공에 대한 별도의 제재가 없는 만큼 이벤트 대상인 투자자들 스스로가 충분히 고심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고가성 이벤트 상품에 현혹돼 증권사를 계속 이동하며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해당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는 굉장히 소수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유의하며 자신과 맞는 회사를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