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0일 포스코(005490)의 2분기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철강업계의 실적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포스코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9444억원 △영업이익 9791억원 △순이익 5301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산업인 철강을 포함해 에너지·건설 분야에서의 실적 저조로 직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28.3%나 감소했다. 2분기 들어 외부 불안요인이 급격히 늘었다. 철광석·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며 완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압박이 커졌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마진이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미 고로에 들어가 있는 자재 가격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더 낮을 경우 철강제품 가격인하 압박이 커지기 때문에 마진이 오히려 줄어들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포스코는 이번 2분기 연결기준 실적 저하의 원인으로 원료가가 높았던 1분기 생산했던 고가 제품의 판매가를 낮추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별도 기준으로 원료비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9% 하락한 5850억원을 기록한 것 역시 이런 이유다.
이에 더해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의 칼날이 더욱 날카롭게 국내 철강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공격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이미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통해 국내 철강사들을 공격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에 제재를 가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와 한·미 FTA 재협상 카드를 이용해 한층 강도 높은 수준의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 중에서도 포스코에 가장 높은 관세가 부과됐다.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로부터 열연강판 60.93%, 냉연강판 64.68%의 반덤핑·상계관세가 적용됐다. 올 들어서도 탄소합금 후판에 대해 11.7%의 관세가 얹혔다.
반덤핑·상계관세 판정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 판정을 받은 업체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유정용강관에서 2%의 낮은 관세 결과를 받은 세아제강(003030)이 대표적이다. 같은 제품에 대한 현대제철(004020)의 관세율이 16.26%, 넥스틸의 관세율이 29.76%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세아제강은 미국 현지에 생산법인을 두고 유정용강관을 생산하고 있는데 원자재인 열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국산 열연 대신 미국산 철강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미국의 '몽니'로 인한 피해가 뚜렷하다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20일 2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미국 상무부로부터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가 부과된 이후 현지 합작사인 UPI로의 열연 공급이 이미 중단된 상태"라며 "미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가 조만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규제가 추가 도입되더라도 포스코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통상조직을 강화하는 등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에 통상 대응 사무소를 마련한 포스코는 미국 정부가 자사 열연강판과 탄소합금후판에 부과한 관세가 부당하다며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부가 철강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WTO 제소를 비롯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