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언제나 그랬듯 현대자동차(005380)와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에서도 어김없이 갈등을 빚고 있다.
임단협 교섭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이달 11일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13~14일 조합원 5만274명 가운데 참여한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찬성률 65.93%로 파업이 가결됐다.
앞서 6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신청을 했으며, 중노위는 17일 현대차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중노위 결정에 따라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을 언제든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노조는 1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투쟁일정을 확정하고 오는 20일 쟁의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지급 △정년 최대 만 65세로 연장 △주간연속 2교대제 8+8시간 완성 △해고자 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회공헌기금 확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요구 중이다.
박유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20차례에 걸쳐 교섭을 했지만 회사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조항에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진전 없는 방식의 교섭은 타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파업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수단일 뿐이지 한번도 파업을 위한 파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영업실적 하락을 이유로 조합원에게 양보와 희생만을 강요하지만, 실적하락에는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이 크다"며 "회사의 억지주장과 무성의한 교섭태도, 교섭지연 전술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압도적 파업찬성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반면, 현대차 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일부 안건에 대해 "지나친 요구"라고 난색을 표하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금인상분과 성과급이 노조가 요구되는 대로 반영될 경우 현대차의 총 추가부담액은 2조원에 육박하며, 노조 1인당 평균 인상금액은 3000만원 이상에 달한다.
또 노조는 정년 연장과 함께 59세부터 임금을 동결하는 기존 단체협약 조항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교섭 안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여름휴가 전 타결 의지가 있다면 이번 주에라도 교섭을 재개하고 하루 빨리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런 와중에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국민적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들어갈 경우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가 습관적으로 파업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적지 않다.
특히 '귀족노조'라 불리는 현대차 노조의 평균임금은 독일, 일본 브랜드에 비해 훨씬 높음에도 생산성은 그들보다 오히려 낮다. 또 자신들의 요구안을 위해 매년 파업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곱지 못하다.
더욱이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총 24차례 파업과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면파업도 벌였다. 노조의 강도 높은 파업 탓에 지난해 현대차는 14만20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3조1000여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협력업체들의 손실도 이미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협상 장기화로 협력업체의 경영난과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 노조가 선택해야 할 길은 정해져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최근 판매량 감소에 따른 부진한 실적부터 현대차에게 각종 악재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가운데 노조의 행보가 자신들 배만 불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파업을 지속할 경우 회사입장에서는 당연히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그 방안은 해외생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국내생산량은 줄이고 해외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양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이미 노조의 행동에 상당수 국민들은 시선을 돌리는 만큼 노조는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동시에 사측을 견제하고, 회사를 성장 및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