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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명암 '뉴 노멀' 적응력이 가른다

'프라임컨퍼런스'로 확인된 4차 산업혁명의 민낯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7.14 14: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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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치와 경제, 사회를 막론하고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를 꼽는다면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장과 반론이 분분하다. 심지어 개념조차 모호해 일각에서는 실체 없는 '정치적 수사(修辭)'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지난 13일 세종정부청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1회 프라임컨퍼런스'를 통해 이 복잡하지만 명확한 해답을 찾는 실마리가 엿보였다.

결론부터 논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문화이자 갖춰야할 상식이다.

또한 우리 생활 곳곳에 이미 스며들어 있으며, 변화가 만든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에 빨리 익숙해질수록 유리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거버넌스(governance)'를 주제로 연단에 오른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가치와 정부의 역할을 여덟 가지 뉴 노멀과 함께 역설했다.

◆변화는 새로운 표준을 만든다

김 교수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재료공학 박사를 땄고 이명박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을 지냈다. 특히 뛰어난 두뇌를 갖춘 고급인적자원, 즉 '브레인웨어(brainware)'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강조한 권위자다.

이날 강연에서도 그는 2015년 이후 국내 기업이 글로벌 혁신기업 순위에서 배제된 현실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직된 교육 시스템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옷차림만 봐도 공무원과 일반인을 구분할 만큼 우리나라는 경직된 문화, 일명 '상명하복'에 익숙해져 있다"며 "완전히 열린 소통을 통해 '비즈니스 열반(business nirvana)' 즉, 혁신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데 상명하복은 혁신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여덟 가지 뉴 노멀은 △문화(culture) △공포의 5인방(The Frightful Five·승자독식) △해체(unbundling) △인재쇼핑 △속도(speed)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무료(free) △로봇 등이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의 경영생태계는 데이터를 선점한 일부 소수기업의 승자독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공포의 5인방'으로 통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이 소수에 포함된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과 경제를 장악하는 한편 기존 대기업은 해체(unbundling)되고 이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의 시장 입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수 플랫폼 기업이 빅 데이터로 시장을 지배하면서 고급인재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일례로 구글은 5000억원으로 딥마인드를 인수하며 12명의 직원을 함께 품었고 결국 AI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하게 모자란 자원은 인재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은 기계와 경쟁해야 하지만 빅 데이터를 생성에는 사물끼리 소통 가능한 인공지능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인간이며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 속도가 안팎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운 게 문제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재벌로 대표되는 기업의 리더와 정책당국이 노회할수록 디지털에 대한 이해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한국은 기득권을 위한 규제가 촘촘한 시장"이라며 "5G를 앞세운 통신 인프라만 강조할 게 아니라 실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직문화부터 구축하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정책방향은 점진적 낙관성에 초점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 대안은 무엇일까. 아직 새 정부가 구체적인 세부안을 확정하지 않은 가운데 일단은 정책의 기본 방향과 4차 산업혁명이 우리 경제와 사회,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무부처 대표로 연단에 선 김정원 미래창조과학부 지능정보사회추진단 부단장은 4차 산업혁명 역시 신기술에 따른 산업혁신이 경제와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단장은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은 AI를 기반으로 한 초연결기술(사물인터넷·모바일·클라우드·빅 데이터 등)"이라며 "인간은 상대적으로 뇌가 발달했고 소통이 가능한 덕에 만물의 영장이 됐는데 인공지능과 초연결기술은 인간의 핵심역량을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화 '아이언맨' 속 '자비스' 같은 초고도 기술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당국의 견해다.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당장 대다수의 직업이 자동화, 인공지능에 밀려 사라지는 극단적인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정부는 기존 AI의 핵심인 '딥 러닝(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과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김 부단장은 "매년 100억원 상당을 투입해 관련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 있고 무엇보다 네트워크 기반 인프라는 최대 강점"이라며 "속도를 기반으로 한국형 4차 산업혁명 모델을 구축해 민간기업과 함께 인재영입과 M&A(인수합병)를 통한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낙관적 전망이다. 미래부는 맥킨지와의 공동분석 결과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 이후 2030년을 기준해 경제효과 430조원, 신규매출 85조원, 비용절감 199조원 규모의 성과를 안길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정권은 이에 대한 추진전략으로 기술경쟁력 확보,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경제구조 확립과 창의적 인재양성,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공정한 복지사회를 제시했다.

또한 질병·사고예방에 관련 기술을 접목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인간중심 지능정보사회실현'을 내세운 바 있다.

한편 이어서 연단에 오른 김동현 프라임경제 국장은 '미디어 혁명과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최근 동향과 시사점을 강조했으며, 마무리 강연을 책임진 김희만 코레일 환경시스템처장은 4차 산업혁명을 환경과 연결 짓는 유쾌한 분석으로 청중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