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일문일답] 이주열 "경기성장세 뚜렷해지면 통화완화 축소 필요"

성장세 확대 시 기존 정책 유지 위해서라도 완화 축소…"추경, 긍정적 효과 경제성장률 추가 상향조정도 가능"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7.13 15:59:3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기준금리 동결로 13개월째 최저금리를 유지시킨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그널도 유지했다. 추가경정 예산 편성에 따른 경제성장률 상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주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성장세가 확대되면 통화정책의 정도는 별도의 조치가 없더라도 더 완화적으로 된다"며 "기존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추가경정 예산안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추경이 집행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제가 분명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고용시장이나 가계소득 여건 등 질적 측면에서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에 초점 맞춘 정부의 추경이 계획대로 집행되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는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오른 2.8%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를 유지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성장률 전망치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반영된 것인가?
▲이번 전망에는 추경 통과 시점 등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의 계획대로 추경이 집행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 정도 추경이 효과를 줄지는 집행 시기, 속도,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현재 시점에서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다.

-지난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금통위에서도 이런 인식에 동의하나.
▲통화완화 정도를 축소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향후 경기 상황의 개선이 뚜렷해지는 것을 전제로 했고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경제가 개선될 경우 조정될 방향성에 대해선 금통위원들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성장률 상향 조정됐지만 내수 경기 부진하고 물가상승 압력 낮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내수가 부진하지만 수출 투자 양호한 흐름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그것을 전망에 반영해 0.2%포인트 추가 조정했다. 성장세가 확대된다면 금리를 조정하지 않더라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는 좀더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적절한 예가 될 듯하다.  

드라기 총재 발언을 인용하자면, 성장세가 확대되면 별도 조치 없더라도 통화정책은 좀더 완화적이 된다. 그래서 기존 수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완화 정도의 축소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긴축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ECB뿐 아니라 다수의 중앙은행이 대개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성장세가 뚜렷해진다면 완화 정도의 축소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커지며 금융안정 리스크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가계부채는 총량 수준이나 증가 속도 수준에서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 금리가 최근 상승 압력을 받으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가계부채 총량으로 봤을 때 전반적으로 상환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분포돼 있고, 국내 금융기관의 충격 흡수력과 자본건전성 등이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외환시장에서 최근 기관투자자의 환헤지 축소에 따라 달러가 유입되고 있다. 달러매수와 환율 상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일부 기관 투자자가 환헤지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해당 기관투자자의 투자 전략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전략은 외환시장에서 원화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환헤지 축소는 투자자 자기 책임 하에 결정하는 사안이다. 더 이상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6월 한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대책 중 하나로 금리인상을 꼽으며, 이는 마지막 수단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동의하나.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통화정책은 거시경제상황과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론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함께 봐야 한다. 1차적인 대책은 정부의 미시건전성 정책이 활용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선진국의 긴축통화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주요선진국과 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지난 6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연내 자산규모를 축소하는 방침을 언급했다. 6월 하순에는 ECB와 영란은행 등에서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선진국의 채권 금리가 상당폭 오름세를 보였고 국내 시장금리도 이에 영향받아 상당 폭 상승했다. 그 결과 내외 금리차가 한 달 사이에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금통위에서 주요 고려요인임은 분명하다. 다만 변화에 직접적인 대응을 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 통화정책 기대가 바뀌며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외 시장 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외국인 채권 투자자가 이달 초 중장기 국채를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자 성격에 따른 환헤지 정책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외국인 채권 투자는 올해 들어 증가세를 지속했다. 6월 말 이후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큰폭의 매도와 매수를 반복했지만 전체적으로 7월에도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 주체를 봐도 중앙은행을 비롯 장기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최근 들어 투자자의 의미있는 구성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렇지만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져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입 상황이 변동을 나타낼 수 있어 면밀히 보겠다. 외국인 투자자 들이 투자할 때, 투자의 목적, 시계, 환율 전망에 따라 환헤지 전략이 달라지나 결론적으로 환헤지 비율이 높을 수록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낮아진다.

-현재 경제상황이 기조적이 경기 회복 국면이라고 볼 수 있나.
▲성장세가 확대된다던가 하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제가 분명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고용시장, 가계소득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정부의 추경도 성장세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점을 볼 때 계획대로 추경이 편성된다면 청년 고용증대 등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인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유는 무엇이고 통화정책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물가 압력이 높지 않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물가 상승률이 타깃 레이트를 밑도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상당히 약세를 보이고 있고,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그에 따른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약화된 점을 들 수 있다. 또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상승 압력이 낮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은 경기회복세가 좀 더 진정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점차적으로 높아져, 중기적 시계에서는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본다. 통화정책은 현재 물가가 아닌 미래의 물가 수준을 보기 때문에 현 상황이 통화정책을 제약하는 상황은 아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긴축 신호를 보내는 것도 미래의 물가를 본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완전고용 상태에서도 임금 상승이 제한적이다. 우리나라도 이럴 가능성이 있나. 
▲나라별로 특이 요인 있겠지만 몇 가지 공통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용사정 개선이 과거와 달리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 등 질적 측면에서 미흡한 일자리가 확대됐다. 오랫동안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며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약화해 임금 상승 요구나 기대가 높지 않다. 대체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근로자의 임금 교섭력이 약화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고용시장의 질적 측면이나 오랫동안 저물가 유지돼왔다는 점에서 유사해 (제한적 임금 상승) 현상을 배제할 순 없다고 본다. 앞으로 정부 정책의 기조 감안해볼 때 미국과 일본보다 차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5월 금통위 의사록 보면 GDP 갭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시점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좀 더 진전된 것이 있나.  
▲GDP갭은 추정 방법과 모형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지표다. 이를 공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경기 회복세가 상당히 뚜렷해진다고 하면 마이너스 GDP 갭이 해소되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그 시기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논의하지 않았다. 

과거 금리 인상 시기가 GDP 갭이 해소되는 시기와 맞물렸다는 것은 확인해보겠다. 그에 맞춰 결정 내렸다곤 생각 안 한다. 통화정책은 정책 시차 감안해 선제적으로 하는 것이다.

-완화기조 축소 조정하는 것과 관련해 지준율 축소 등도 검토하고 있나. 
▲통화정책 가장 주된 수단은 기준금리 조정이다. 다른 대출정책이나 지준 정책도 통화정책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주된 정책 수단은 기준금리 조정이다. 

-옐런 의장, 점진적 금리 인상 및 보유자산 축소 발언에 대한 평가는?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더비쉬(비둘기파·온건하게)하게 해석돼 주가가 상승하는 영향이 나왔다. 이는 '중립적 정책 금리가 과거 평균에 비해 낮아졌을 것이기 때문에 중립적에 도달하기 위한 금리 조정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다. 학계나 중앙은행의 시각에서 보면 이런 내용은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라고 보이는데 최근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인식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 민감하게 해석된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