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겸 CEO의 사임이 결정됐다. 이 배경을 두고 업계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한국GM이 최근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중요한 노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결정이기에 그 충격 여파가 더욱 크다.
이달 3일 한국GM은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겸 CEO가 8월31일 부로 한국GM을 떠날 예정이고, 오는 9월부터 한국GM의 경영자문으로 활동하게 된다"며 "아울러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하 암참) 회장 겸 CEO로 리더십 역할을 강화하게 됐다"고 알렸다.
현재 업계에서는 제임스 김 사장의 사임에 대해 실적부진과 구조조정 실패 책임 등에 따른 미국 GM 본사의 경질된 것이라는 해석의 비중이 크다.
한국GM은 제임스 김 사장이 COO로 부임한 지난 2015년 한국GM은 전년대비 7.6%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CEO 역할을 맡은 지난해에는 11.5% 가량 줄었고, 올 상반기 누적판매량은 전년대비 9.3% 감소했다. 여기에 한국GM은 지난해까지 3년간 2조원 규모의 누적 순손실까지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한국GM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며 파업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등 노조를 장악하는데도 실패한 것처럼 비춰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제임스 김 사장의 경우 가뜩이나 적자인 상황에서 노조와 임금협상 진행은 원활하지 못하고, 미국 본사 측은 적자구조를 개선하라고 눈치를 주니 많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덧붙여 "앞서 제임스 김 사장은 모든 임직원에게 '임직원 전체의 화합이 없으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의 메시지도 전달했지만, 노조와의 거리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를 않자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임스 김 사장의 이직(?)이 오히려 한국GM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GM은 수익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가운데 한국GM이 다음 구조조정 타깃으로 유력하게 떠오른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무역 및 통상 부문에서 암참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제임스 김 사장은 그동안 한국GM 수장뿐 아니라 지난 4년간 맡고 있는 암참 회장직을 겸임해 오며 대외활동을 넓혀왔다. 더욱이 올 들어 정부가 바뀌면서 암참에서 해야 할 역할이 한국GM 내 업무보다 더욱 많아졌고, 지난달에는 문재인 정부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제임스 김 사장이 외국계기업인 대표로 참석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암참 이사장으로 선임된 제프리 존스 이사장은 "한미 양국이 격변기를 겪는 과정인 가운데 암참은 양국 정부 간 가교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라며 "김 회장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특수한 위치에 있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GM 관계자는 "그동안 암참은 제임스 김 회장 외에 의사결정을 내리는 전임 대표가 공석이었고, 회장직은 겸직이 가능하지만 대표이사는 전임을 해야 돼 더 큰 역할을 위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현재 GM 본사에서 한국GM의 입지가 불안한 게 없지 않은 상황에서 제임스 김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첨언했다.
실제로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총출동한 회의에서 영어와 한국에 모두 능통해 미국 경제인들과 한국 경제인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행정부에 우리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직접 알리는 등 암참 회장으로서 한미 양국 정부를 잇는 통로 역할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암참 활동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CEO로서 내공과 영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큰 것 같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이 암참 CEO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미국 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등 다양한 대화채널을 보유한 영향력 있는 경영자, GM본사와도 잘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