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초부터 공공기관에서 담당하던 장애인고용사업에 민간기업들이 참여하면서 고용간섭 등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장애인 취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장애인 퇴직금과 상여금 등 급여를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악용해 불법고용 행위를 일삼고 있다.
실제 본지 확인 결과, 장애인취업전문 A기업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장애인 근로자 20여 명에게 직접 퇴직금과 상여금 등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A기업 근로자 급여이체 통장 내역을 살펴보면, 올 1월23일에 5명의 장애인 근로자에 퇴직금 명목으로 29만여원을 입금했다. 또 올해 2월10일 장애인 근로자 12명에게 각각 4만8000~77만원의 직급수당을 지급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애인 고용알선 역할만을 해야 하는 A기업이 '고용간섭' 행위로 관련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고용관계에 있는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직접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데 제3자가 이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
전국 5000여 직업소개소 단체인 '전국고용서비스협회' 길민주 본부장은 "직업소개(알선) 업체는 근로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지 이들의 근태·상벌·급여 등의 고용부분에 간섭하면 직업안정법상 위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맞서 A기업 관계자는 "직접 장애인 근로자에게 급여를 입금하는 것은 명백한 범법행위임을 알고 있는데 그럴 리가 있겠느냐"며 "법적 문제를 방지하고자 모든 업무에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일축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계 당국은 뒷짐만 진 채 방관하고 있다.
관련된 질의에 이재호 장애인고용공단 취업지원부 과장은 "아직 공단은 민간기업의 장애인고용 알선사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담당자들을 통해 확인 뒤 위법여부 적발 시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응대했다.
민간기업의 이 같은 불법적 행위는 '장애인의무고용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정부는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 확대를 위해 2004년부터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실시, 50인 이상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을 장려하고 '장애인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100인 이상 기업에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올해 의무고용률은 공공 3.2%, 민간 2.9%다.
그러나 올해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평균 2.66%로 저조한 편이며, 대기업의 경우 1.99%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 알선만 할 뿐 교육·직무 콘텐츠 등의 사후 관리시스템이 없어 장애인을 기업에 정착시키지 못하는 문제점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알선만 하는 것은 장애인고용부담금 절세만을 위한 목적으로 비친다"고 우려했다.
여기 더해 "장애인 취업 시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어떤 일을 시킬까'다. 민간기업들은 기업이 장애인에게 시킬 일에 대한 직무 콘텐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