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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품인데 美선 반값? "삼성·LG전자에게 韓 소비자는 '봉'"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경쟁사 부재 탓?

임재덕 기자 기자  2017.07.10 17: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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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많게는 90% 이상 더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각사 홈페이지에 공지된 공식 제품출시가를 비교한 수치로 개중에는 700만원가량 가격 차이가 나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미국시장의 경우 경쟁 업체가 많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처사라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가 국내 소비자에게 미국보다 평균 45% 더 비싼 가격에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른바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은 과거 수차례 거론된 바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양새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 축 '삼성·LG전자' 韓 고객은 호갱?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갤럭시노트 시리즈 차별화 포인트인 'S펜'을 탑재한 '노트북9 Pen'을 출시했다.

노트북9은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다. 전작인 노트북9 올웨이즈는 출시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4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국내시장에 동급기준 고가인 243만원에 출시하면서도, 미국시장에서는 1300달러(약 1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국내에서는 서비스 망이 잘 갖춰진 반면, 미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일종의 '서비스료' 등 제반비용이 추가돼 국가별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각 주마다 부가세 비율이 달라 홈페이지에 적시된 출고가는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는 부연도 나왔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 같은 해명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국내 부가세 비율은 전체 가격의 10%다. 부가세를 제외한 노트북9 Pen 가격은 약 220만원이라는 뜻인데, 이는 미국 판매가인 150만원보다 70만원(45%)가량 비싼 가격이다. 서비스료로 치부하기에는 가격 차이가 크다.

문제는 노트북9 한 기종에서만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전자 75인치 QLED TV(제품명: WMN4277SK)는 1082만원(부가세 제외 시 약 973만원)에 국내에서 판매되지만, 미국에서는 4499.99달러(약 517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반값으로도 볼 수 있는 차이로, 퍼센트로 환산 시 한국 소비자는 95%가량 더 비싼 값을 치르는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군인 55인치 TV도 마찬가지다.

55형 Q7F QLED 4K TV는 미국에서 1999.99달러(약 230만원)지만, 국내에서는 387만원(부가세 제외 시 349만원)에 판매된다. 이 역시도 50%가량 국내 제품이 더 비싸다.

이는 국내 가전시장의 한 축인 LG전자도 마찬가지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벽지형 TV 'W' 77형은 미국에서 1만9999.99달러(약 2308만원)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3300만원(부가세 제외 시 3000만원)에 공급하고 있다. 기본 가격이 고가라지만, 700만원 차이는 크다.

이에 LG전자 측은 "냉장고, TV와 같은 생활가전은 국가별로 스펙이 상이해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국가별 시장규모나 다른 경쟁 업체들의 가격도 참고해야 하는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美 가면 관세·물류비 더 드는데 왜?…업계 "어차피 韓 고객은 우리 제품 사"

업계에서는 관세나 물류비용이 들지 않는 자국시장에서 되레 더 비싼 값을 받는 양사에 지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시장에 공급되는 물량 중에는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가 부여되지 않는 제품도 있는 반면, 외부 조달로 관세가 포함되는 기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전제품은 역시 삼성·LG'라는 편견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굳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구매한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도 제품 판매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는 가격대로 책정됐을 터인데, 국내에서도 유사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

특히 외국 기업은 관세, 물류비용 등으로 인해 자국보다 해외시장에 더 비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점을 들며, 삼성·LG전자의 '국내 소비자 역차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례로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7 시리즈를 국내 출시하면서 미국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기준 아이폰7 32G은 한국에서 15만원 정도 비싸게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가전시장은 사실상 두 기업이 독식하는 상황"이라며 "그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미국 시장은 경쟁 업체가 많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 가격을 내리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나 이벤트성 가격도 아닌 정식 출고가가 국내와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