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할 사업자를 새로 모집하고 나선 가운데 사업 대상자인 정유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사업에 뛰어들자니 수익성이 낮고, 그렇다고 정부 사업을 무시하기도 마음에 걸리기 때문.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등을 공급할 유류공급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등록 마감은 오는 13일까지로, 다음 날인 14일 개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이전과 동일하게 2년으로 오는 2019년 8월31일까지다. 매 회차마다 6월에 공고를 내고 7월에 사업자를 선정해왔으나 올해는 입찰 공고가 늦어지고 시일도 짧아졌다.
알뜰주유소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지난 2012년 기름값을 잡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1년씩 진행했으나 지난 2015년 사업부터 2년 단위로 늘어났다. 한국석유공사가 정유사를 통해 대량 공동 구매한 석유제품을 알뜰주유소에 공급받고, 사은품·포인트 등 서비스를 줄여 가격을 낮추는 것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정부가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한다는 논란이 줄을 이었다. 알뜰주유소 사업자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것 역시 비판거리가 됐다. 최근 저유가 기조가 강해지면서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사이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과당경쟁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보통휘발유 기준 상표별 판매가격은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주유소 중 가장 비싼 SK에너지가 리터당 1481.6원, 가장 저렴한 현대오일뱅크는 1450.3원이었다.
같은 시기 알뜰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34원으로 가장 비싼 SK에너지와 비교해도 50원도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현대오일뱅크와는 16.3원에 그쳤다.
사업 시행 때부터 공정성과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알뜰주유소지만 현재 성적을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2012년 처음 시작할 때 884곳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68곳으로 늘어났다. 전체 주유소 개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에 비해 알뜰주유소만 늘어나고 있는 것.
알뜰주유소 사업은 1부·2부로 나눠 진행된다. 직접 유통망을 가지고 각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1부 시장은 다시 중부권·남부권으로 나눠 2개사를 뽑는다.
충남 대산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5년 연속 중부권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나머지 △SK에너지 △S-OIL(010950) △GS칼텍스가 각각 돌아가며 남부권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GS칼텍스가 남부권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매달 일정량의 유류를 구입해 알뜰주유소에 납품하는 2부 시장은 사업 이래로 한화토탈이 꾸준히 참여해왔다.
정유업계는 대부분 알뜰주유소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안정적으로 내수 비중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효과는 낮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알뜰주유소가 정부가 주관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사업이기 때문에 입찰에는 참여해야겠지만 최저가 입찰인 만큼 기업으로서는 실익을 챙기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특히 요즘과 같은 저유가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유소 영업자들은 더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원래 알뜰주유소 정책을 도입한 것은 고유가 시절 정유사들의 담합을 막고 경쟁 상태로 만들어 가격을 떨어뜨리고자 했던 것인데 현재 상황은 영세업자인 주유소 영업자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상태"라며 "저유가 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