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전기차 배터리, 中 아닌 유럽 눈길 돌려

'배타적 보조금 정책'에 발목…인건비·근거리 '동유럽' 생산거점으로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7.03 16:15:0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적자의 늪에 빠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리스크'에서 눈을 돌려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거점이 되고 있는 곳은 완성차 업체들이 모여 있는 독일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전지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전지사업에서 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1분기에도 1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본업인 석유화학사업에서 큰 호황을 거뒀지만 전지사업을 포함한 신사업분야에서의 부진으로 업계 1위를 라이벌인 롯데케미칼에 내주기도 했다. 삼성SDI(006400) 역시 중대형 전지부문에서 지난 1분기 93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2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적자폭은 직전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흑자 전환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확대로 매출 규모는 증가하고 있으나 기존 개발비를 충당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특히 가장 유망한 중국 시장 진입이 막히면서 압박이 거세졌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들에게 완성차 가격의 절반 이상 되는 보조금을 지급하며 업체를 독려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인한 정치적인 갈등보다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당초 전기차 배터리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해왔으나, 무게와 밀도에서 리튬이온(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과 일본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게 될 때까지 배타적인 보조금 정책을 사용해왔다는 분석이다.

이 결과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던 LG화학과 삼성SDI는 큰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각 사의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은 10%에 머물렀고, 화재 사고 등의 악재도 겹쳤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일찌감치 대안을 찾아 나섰다. 증설을 통해 향후 급속도로 성장할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고 있는 것. 중국 대신 선택한 지역은 바로 동유럽이다. 삼성SDI는 최근 헝가리 괴드시에 약 33만㎡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 다음 달 2분기부터 연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폴란드를 선택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4000억원을 투자해 연 10만대 생산 가능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동유럽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독일과 거리적으로 가까워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도 시너지를 볼 수 있으며 인건비는 독일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쟁사들보다 늦게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조만간 동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부지를 확정하고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계약 중에 생산 공장에 대한 조항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오는 2020년까지는 유럽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