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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인증' 슈피겐 무선충전기 발화?…구멍 난 국내 안전성 검사

과출력 방지 IC칩 탑재해 안전하다더니…고객 과실로 과출력 발생 '책임회피 급급'

임재덕 기자 기자  2017.07.01 13: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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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업체 슈피겐코리아(192440)가 KC인증을 획득하며, 안전성을 확보했다던 무선충전기(모델명 f302w)가 심한 발열로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자사 어댑터를 사용하지 않아 과출력이 발생했다며 고객에게 책임을 돌렸지만, 이 무선충전기에는 과출력을 방지하는 제어장치가 탑재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제품 내 제어장치가 정상작동하지 않은 '자체 불량'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특히 이번에 문제된 제품은 발열이 심하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은 가운데 슈피겐코리아가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홍보한 KC인증은 사실상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선충전기는 KC인증 시 간단한 전자파 검사만 진행하는 품목으로 발열, 소음 등 안전과 직결되는 테스트는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 두 달 만에 발화…슈피겐코리아의 석연찮은 해명

최근 국내 커뮤니티 뽐뿌에는 슈피겐코리아의 무선충전기가 발화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올린 글을 보면 팬텍 5V/2A 정품 어댑터로 연결된 슈피겐 무선충전기(제품명 f302w)를 이용해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7을 충전하던 중 타는 냄새가 났다. 이에 황급히 어댑터를 분리했지만, 이미 제품은 녹아내린 상태였다. 사용 기간은 2개월 정도다.

A씨는 녹아내린 무선충전기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을 슈피겐코리아 측에 알렸다. 그러나 슈피겐코리아 측은 "어댑터에 의한 과출력 사고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회피했다.

다만, 이 같은 슈피겐코리아의 해명에는 의문이 남는다. 해당 제품 홍보 문구에는 '과전압, 과전류, 과충전을 방지하는 IC칩을 내장해 디바이스를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이 기기에는 과출력을 방지할 수 있는 제어장치가 탑재돼 안전하다는 설명인데, 결국 이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결함제품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슈피겐코리아는 또 국내 KC인증, 해외 CE, RoHS 인증 등 안정성 테스트에 합격한 제품이라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있다.

A씨는 "같은 어댑터로 삼성전자 무선충전기를 1년간 사용했지만 문제가 없었는데 슈피겐 제품으로 바꾼 지 두 달 만에 이런 사고가 발생해 황당하다"며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 위험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에 대해 본지는 슈피겐코리아 측에 수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KC인증, 일부 제품은 전자파만 테스트?

이번 무선충전기 발열 사태로 국가통합인증(KC)마크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KC마크는 정부 각 부처가 각각 운영하던 인증제도 19개를 2009년에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국산품·수입품 모두 안전성 실험까지 거쳤기 때문에 '이 마크를 획득한 제품은 안심하고 살 수 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무선충전기는 KC마크 인증 시 발열과 같은 전기용품 안전에 대한 테스트는 진행하지 않는다.

무선충전기는 DC60V 이하를 사용하는 만큼 전기용품안전인증 대상기기가 아니라 전자파인증 대상기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100~200KHz대역 공진 주파수 출력값만 맞추면 KC마크를 획득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업계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낼 수밖에 없다.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는 전압이 높든 낮든 발열이 필수불가결한데,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실제 이번에 문제된 슈피겐코리아 제품의 경우 발열이 심하다는 평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로 Q마크 등 민간기관에서 진행하는 안전성검사를 추가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사비를 들여 필수도 아닌 테스트를 진행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 배터리 관련 기기의 경우 예외적으로 KC인증 시 전기용품안전인증 대상기기로 편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높은 품목만 국가에서 안전인증확인품목으로 지정해 테스트하는 상황"이라며 "전기가 공급되는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 규제해야 한다는 건 근거기준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